휴게실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전에는 담배 연기 자욱한 속에서 바둑판 앞에 사람들이 늘 모여 있었다. 그러나 요사이는 개인별로 컴퓨터가 보급되고, 같이 모이기 보다는 각자 컴퓨터로 게임을 즐긴다.
그래서 휴게실에도 바둑판이 사라졌다. 바둑을 가끔씩 두는 편인데 아직 컴퓨터 바둑에는 익숙하지 못하다. 대부분이 속기여서 생각할 여유가 없어 적응이 잘 되지 않는다. 돌 놓는 소리, 사람들의 훈수하는 소리가 어우러진 바둑판 시절이 그리울 때가 많다.
컴퓨터 바둑에서 1단으로 올랐다. 처음에 2급으로 시작했는데 두 달만에 두 단계가 오른 셈이다. 실제 급수는5급 정도가 되는데 온라인 상에서는 급에 거품이 많이 끼여있는 것 같다.
한때 바둑에 심취하기도 했지만 이젠 긴 시간 집중이되지 않는다. 수를 읽어내는 능력도 떨어지고, 기껏 생각해 놓아도 덜컥수 때문에 판을 망치기도 한다. 나이 탓인지, 아니면 아직도 아날로그 때를 벗지 못해서 그런지 모르겠다. 아마 둘 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