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을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누구 말대로 날씨를 저축할 수 있다면 요사이 가을 하늘은 날씨 은행에라도 저금해 두고 싶다. 그래서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은 도드람산을 찾았다. 도드람산은 이천에 있는 높이 349m의 아담한 산이다.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 가까이 있다. 작은 산이지만 능선을 따라 배열된 암봉이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다.
등산로 입구에 멧돼지 상이 있다. 도드람산이 한자로는 저명산(猪鳴山)이다. '돋(돼지)울음산'으로 불리다가 세월이 지나면서 '도드람산'으로 변한 것이다. 돼지에 얽힌 이런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이 산 근처에 있는 마을에 홀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효자가 살고 있었다. 효자는 정성을 다해 어머니를 간호했으나 어머니의 병환은 점점 위독해 갔다. 어느날 스님 한 분이 시주를 청하려 왔다가 효자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고 도드람산에서만 자라는 석이버섯을 따서 어머니께 드리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일러주었다.
효자는 석이버섯을 따기 위해 도드람산으로 올라갔다. 밧줄에 몸을 묶고 절벽을 내려가 바위틈을 더듬으며 버섯을 따고 있는데 어디선가 산돼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산돼지는 울 줄 모르는 짐승이기에 이상하게 생각한 효자가 절벽을 올라가 보니 산돼지는 간 곳이 없고 효자의 몸을 매달았던 밧줄이 바위 모서리에 긁혀서 끊어져 가고 있었다. 효자의 지극한 효심을 가상하게 여긴 신령님이 산돼지를 보내 효자의 목숨을 구하게 한 것이었다.
제 1봉.
제 2봉. 맞은편에 보이는 산이 설봉산이다.
제 2봉에서 바라본 남쪽 방향의 풍경.
제 2봉에서 북쪽 방향으로 보이는 3봉의 모습.
제 3봉.
정상에서 북쪽 방향의 전망. 멀리 왼쪽에 보이는 산이 광주 태화산이다.
정상에서 내려다 보인 농촌 마을. 평범한 풍경이 이젠 귀하게 되었다. 정상에서 사방으로 보이는 풍경은 공장이나 창고 건물들, 그리고 파헤친 땅이 대부분이다. 산자락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이 정겹다. 그러나 이 마을 역시 개발 바람을 언제까지 피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산길을 따라 예쁜 디자인으로 된 메시지가 적혀 있다. 한참동안 마음을 머물게 한다.
인생에서 슬픈 일은 누군가를 만나고
그 사람이 당신에게 소중한 의미로 다가왔지만
결국 인연이 아님을 깨닫고
그 사람을 보내야 하는 일입니다.
누군가에게 첫눈에 반하기까지는 1분밖에 안 걸리고
누군가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기까지는 1시간밖에 안 걸리며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기까지는 하루밖에 안 걸리지만
누군가를 잊는데는 평생이 걸립니다.
꿈꾸고 싶은 것은 마음대로 꿈을 꾸세요.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가세요.
되고 싶은 것은 되도록 노력하세요.
왜냐하면,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할 수 있는
인생은 오직 한 번이고 기회도 오직 한 번이니까요.
진정한 친구한 그 사람과 같이 그네에 앉아
한마디 말도 안 하고 시간을 보낸 후 헤어졌을 때
마치 당신의 인생에서
최고의 대화를 나눈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입니다.
도드람산은 부담 없이 누구나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사방으로 펼쳐진 조망이 시원하고 바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단점이라면 아래로 중부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있어 자동차 소음의 방해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별로 신경 쓰이지 않던 소리가 산에 드니 무척 귀에 거슬렸다.
산에서 3시간 정도 있었지만 반 이상은 앉아서 노는데 보냈다. 재미삼아 싸가지고 간 도시락 맛도 일품이었다. 화창한 가을날의 상쾌한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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