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우리가 모두 선한 마음 짓기를 소망한다. 사람이 낼 수 있는 마음 중에 제일 아름다운 건 남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경쟁과 시기, 질투만이 인간의 본성은 아니다. 워낙 생존경쟁 시스템에 물들어 있다 보니 한쪽 측면만 강조되고 있을 뿐이다.
복을 짓고 싶다면 우선 마음을 잘 써야 한다. 숨어 있는 선한 본성을 살려내자. 내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듯 남이 잘되기를 바란다면 천국은 멀리 있지 않다. 지도자나 제도나 법이 좋은 세상을 가져다줄까? 아니다. 사람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 내 복보다 남의 복을 먼저 빌어준다면 하느님의 나라, 부처님의 나라는 우리가 만들 수 있다.
남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맹자의 사단(四端) 중 사양지심(辭讓之心)에 가까울 것 같다. 현대 문명의 병폐는 타인이나 생명에 대한 공경심이 사라진 데 있다. 이웃을 잘 모시는 게 하늘을 모시는 것임을 잊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게 아니라 집안의 경사가 아닌가.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아니라, 함께 흘려야 할 눈물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공동체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 당선자가 정치를 잘하길 진심으로 빌어주자. 나는 선이고, 너는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는 위험하다. 설령 그렇더라도 어둠을 이기기 위해서는 세상의 어둠마저 품을 도량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 5년 어떻게 해먹나 두고 보자, 는 심보로는 그대들이 바라는 좋은 세상은 찾아오지 않는다.
우주의 생명은 한몸이므로 사실은 너와 내가 따로 없다. 너가 아프면 내가 아프다. 남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내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미망이 다른 게 아니다. 그걸 깨달으면 내 것, 네 것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게 된다. 새해에는 깨인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남이 잘 되기를 바라는 고운 새싹이 모두의 마음에서 돋아나기를, 우리 사는 세상이 좀 더 평화로워지고 아름다워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