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산(明智山, 1,267m)에 올랐다. 가족과 2박3일 가평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나만 하루 짬을 내어 명지산을 찾았다. 꽤 높은 산이어서인지 그동안 명지산은 올 기회가 없었다. 이번이 아니면 언제 올라보랴 싶었다.
가평군에 있는 명지산은 경기도 최고봉인 화악산과 가평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화악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 명지산이다. 이 지역은 경기도에서 제일 가는 심산유곡 지대로 마치 강원도 깊은 산골에 든 것 같은 느낌이다. 오랜만에 천 미터급 산을 오르니 수년 전에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던 생각이 났다.
익근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0시에 산행을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계곡길 대신 사향봉으로 향하는 능선길을 택했다. 덕분에 정상에 오르는 동안 한 사람도 만나지 못하고 호젓한 산행을 즐겼지만 명지계곡의 단풍은 포기해야 했다.
전망이 좋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워낙 나무가 우거져서 능선에서도 시야가 열리지 않았다. 중턱 쯤에서 잠시 단풍을 볼 수 있었다.
능선을 오르다가 딱 한 번 이렇게 남쪽 방향으로 앞이 트였다.
4시간이 걸려 힘들게 정상에 올랐다. 길은 무난한 편이었으나 호된 된비알이 여러 번 있었다. 기념사진을 별로 안 찍는 편이지만 옆 사람에게 부탁하면서까지 표지석 앞에 앉았다.
앞에 보이는 능선을 따라 올라왔다. 멀리 보이는 산이 화악산(1,468m)이다.
정상에서 보이는 산줄기의 단풍색이 고왔다.
능선길과 계곡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이정표. 원래는 명지2봉까지 가서 하산하려고 했지만 시간이 늦어져서 다시 되돌아나와 여기서 계곡으로 내려갔다.
일찍 어두워진 탓에 계곡 풍광이나 단풍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시간에 쫓기느라 명지폭포에도 들리지 못했다. 단풍 구경이 목적이었다면 당연히 계곡을 먼저 들렀어야 했다.
그동안 뒷산 정도의 가벼운 산행이 몸에 젖었는데 간만에 큰 산에 들었다. 다리가 아프고 힘이 들었지만 기력이 소진하는 느낌도 괜찮았다.
* 산행 시간; 7시간(10:00 ~ 17:00)
* 산행 거리; 약 15km
* 산행 경로; 익근리 - 사향봉 - 화채바위 - 명지산 정상 - 화채바위 - 명지계곡 - 승천사 - 익근리
※ 100명산 오르기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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