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도산서원 모란

샌. 2011. 5. 17. 15:52

 

지금 도산서원은 모란이 한창이다. 경내가 온통 모란으로 덮여 있다. 퇴계 선생이 매화를 사랑했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얘기다. 선생의 마지막 유언도 매화나무에 물을 주라는 부탁이었다. 그런데 퇴계와 모란과는 잘 연결이 되지 않는다. 도산서원 가득 만개한 모란을 보며 무척 생경스럽게 느껴졌다.

 

모란은 부귀와 영화를 상징한다. 꽃 생김새도 화려하다. 선생의 삶이나 서원과는 어울리지 않는 꽃이다. 선생은 세속적인 부귀영화보다는 학문을 통한 인간적인 완성을 지향하신 분이다. 그런 사상이 도산서원에 집약되어 나타나 있다. 서원과 어울리지 않는 것은 모란만이 아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기념 식수한 금송도 마찬가지다. 경내 중앙에 버티고 서 있는 금송도 서원의 격에 맞지 않는다. 특정의 장소에 궁합이 맞는 나무가 있기 마련이다. 식수할 때는 좀더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겠다.

 

도산서원 하면 모란과 매화, 그리고 앞 뜰의 왕버들로 기억될 것이다.아무래도 서원의 분위기를 제대로 즐기자면 매화가 피는 초봄에 찾아야 할 것 같다. 5월의 도산서원은 모란으로 인해 혼란스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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