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단단하게 제 속을 다지고 살았으면 '죽어 천 년'이라는 말이 있을까. 살아 있는 주목보다 오히려 죽은 형해의 주목이 더 당당하고 아름답다. 죽어서도 이렇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생명이 나무 말고 무엇이 있을까. 특히 주목은 그런 면에서 나무의 왕이다. 고산지대의 비바람과 눈보라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용트림하듯 제 모양을 키웠다. 인고의 세월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태백산 천제단에서 문수봉으로 가며 만난 주목들이다. 주목 군락지는 반대 방향의 유일사 가는 길에 있다는데 그곳은 겨울에 찾아가기로 예약해야겠다. 하얀 눈옷을 입은 주목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