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미개통된 북한산 둘레길의 도봉산 구간을 트레커 팀과 걸었다. 지난 번에 북쪽 구간을 걸었고, 이번에 남은 마지막 구간을 걸었다. 이로서 트레커 팀은 북한산 둘레길 70 km를 네 차례에 걸쳐 완전히 일주했다. 나는 그중에서 1/2만 걸은 셈이다.
이번 구간은 망월사역에서 시작하여 우이동에서 끝났다.여기는 간이 방향 표시가 되어 있어 길을 찾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이제 곧 시설물 공사를 할 것 같다. 정식으로 길이 열리고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북적댈 텐데 우리는 그 전에 걸어 조용해서 좋았다. 휴일인데도 사람들을 거의마주치지 않았다.
길 곳곳에 이런 임시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이 구간은완만하고 부드러운 산길이다.
일부에는 나무로 된 예쁜 표지판도 걸려 있다. 사람이 직접 손으로 쓴 것이라 제 각각 특색이 있어 좋다. 획일적인 것보다는 훨씬 정감이 있다.
방학동에서는 잠시 주택가로 내려오게 되는데 길은 연산군 묘 앞을 지난다. 방학동 은행나무를 5 년만에 다시 만났다. 수령이 800 년이 넘는 나무로 서울에서는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다. 이 나무에서는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이 정도 연륜이면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이미 신령한 존재다. 나무의 포스에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열심히 길 좌우를 살피며 걸었지만 제비꽃 한 송이를 제외하고는 다른 꽃은 만나지 못했다. 3월 하순인데 산은 아직 겨울이었다. 구름이 오락가락해서 햇볕이 나면 덥고 그늘이 되면 서늘해졌다. 일행들은 겉옷을 벗었다 입었다 하느라 바빴다.
우이동 손두부집에서 맛있게 마무리를 했다. 랑탕 동기인 벗님을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다.
* 걸은 시간; 5 시간(9:30 - 14:30)
* 걸은 거리; 약 12 km
* 걸은 경로; 망월사역 - 심원사 - 다락원 캠프장 - 광륜사 - 도봉계곡 - 무수골 - 방학동 은행나무 - 우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