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한탄강 트레킹을 다녀온 후 처음으로 바깥 외출을 했다. 관성은 물리 세계만 아니라 사람의 정신에도 있는 것 같다. 지금 나한테는 움직이기 싫고 사람을 만나기 마땅치 않아하는 관성이 작동하고 있는 중이다. 가만히 두면 어디로 계속 굴러갈지 모르겠다. 집을 나서니 단풍의 막바지가 반긴다. 눈이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 양재의 한 기원에서 바둑 친구와 만났다. 가끔은 이렇게 바둑돌을 만지면서 돌이 바둑판과 부딪치는 쨍쨍한 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런 멋이 없는 인터넷 바둑은 영 적응이 안 된다. 바둑은 생각하는 맛이 있어야 한다. 인터넷 바둑은 수읽기가 생략되고 감각적이다. 장고파인 나한테는 맞지 않는다. 기원 바둑에서는 아날로그 감성을 만끽한다. 기원 풍경은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금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