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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2023/11/29)

지지난주에 눈이랍시고 살짝 보이긴 했다. 그러나 워낙 찔끔 내리고 땅에 흔적도 남기지 않아 첫눈이라고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늘 낮에는 가랑비가 내리더니 저녁이 되면서 눈으로 변했다. 이 역시 영상의 기온 탓에 바닥에 쌓이지는 못하고 금방 녹았다. 밖에 나가 첫눈을 맞아보려고 옷을 갈아입었더니 눈은 사그라들며 이내 그치고 말았다. 집에서 창문으로 바라본 올해 첫눈이었다.

사진속일상 2023.11.29

어떤 적막 / 정현종

좀 쓸쓸한 시간을 견디느라고 들꽃을 따서 너는 팔찌를 만들었다. 말없이 만든 시간은 가이없고 둥근 안팎은 적막했다. 손목에 차기도 하고 탁자 위에 놓아두기도 하였는데 네가 없는 동안 나는 놓아둔 꽃팔찌를 바라본다. 그리고 우주가 수렴되고 쓸쓸함은 가이없이 퍼져 나간다. 그 공기 속에 나도 즉시 적막으로 일가(一家)를 이룬다 - 그걸 만든 손과 더불어. - 어떤 적막 / 정현종 쓸쓸함이 그대의 부재 때문만은 아니다. 시든 꽃팔찌를 바라보는 내 탓도 아니다. 쓸쓸함은 존재의 근원에서 퍼져 나가는 둥근 파문이 아닐까. 너와 나의 파문이 만나면 우리 마음은 어떤 형상이나 이미지를 만든다. 그 보이는 형상이나 이미지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적막으로 일가(一家)를 이룬다." 아예 한 몸이 되시는구나. 우주가 수..

시읽는기쁨 2023.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