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집에서 지내다 보면 티격태격하는 일이 생긴다. 서로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굽힐 줄을 모르는 데서 말다툼이 일어난다. 싫은 소리가 몇 마디 오고간 뒤에 누군가의 입에서 꼭 이런 말이 나온다. "늙어서 고집만 세지니 앞으로 어찌할꼬." 둘은 서로 얼굴을 보며 피식 웃고는 싱겁게 상황이 끝난다. 늙어가면서 사고가 경직되고 자기 생각에 갇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인 것 같다.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세월의 힘을 내 힘으로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인생의 깊은 경륜은 어디 가고 쪼그라지고 편협해진 자신을 발견할 때 노인은 인생을 헛산 것 같아 비참해진다. 노자 할아버지도 말씀하셨다. "사람이 살아서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죽어서는 굳고 강해진다[人之生也柔弱 其死也堅强]." 이는 몸과 함께 사고의 경직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