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4

이 땅의 주인

나 같이 머리 나쁜 사람은 아무리 애써도 이해 안 되는 게 있다. 나라의 전시작전통제권을 다른 나라에 주어놓고는 되찾아올 줄을 모른다. 도리어 사정을 하면서 우리 군대를 지휘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래서 2020년대 후반까지 환수를 연기해 놓았다. 그걸 자랑이라고 협상을 잘했다고 한다. 전쟁이 났을 때 자기 군대 통솔도 못하는 나라가 주권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비상시에는 미국 장군인 한미연합사령관이 우리의 주인이 된다. 미국의 허락이 없으면 군대를 움직일 수 없다. 예를 들어, 옛날 삼국시대 신라에 당나라 군대가 주둔하고 당나라 장수가 신라군을 지휘하며 전쟁을 치른다면 우리는 신라를 어떤 나라로 평가할 것인가. 생존의 위기에 몰렸을 때는 외세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자립할 수준..

길위의단상 2014.11.06

주권국가 맞아?

미국과 미사일 사거리 연장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기존의 300km에서 이제는 800km까지 나가는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거리가 어떻게 되는 것보다도 미사일을 만드는데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더 희한하고 자존심이 상했다. 이웃 나라를 보면 중국이나 러시아, 일본은 1만km가 넘게 날아가는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 대포동 미사일도 8천km나 되는 사거리를 갖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만 아직 백km대에서 놀고 있다. 로켓 연료로 무엇을 쓰느냐도 미국의 재가를 받아야 하는 신세다. 국가 간의 복잡한 이면 사정을 알지는 못한다.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제한을 두는 국제간의 협약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자율의 문제다. 능력이 있지만 스스로 개발하지 않는다고 선..

길위의단상 2012.10.09

평화의 섬을 평화롭게 하라

어제 정부에서는 주민과 시민 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주도 강정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제적, 전략적으로 꼭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마침 이번 주 가톨릭 주보에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 연대'에서 배부한 유인물이 들어 있었다. 4쪽으로 된 만화인데 해군기지 건설의 실상과 갈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내용을 옮긴다. 제주 강정마을 "떠나요~ 둘이서~ 제주도 푸른 밤 아래~" 누구나 가보고 싶어하며, 가슴 설레일 만큼 아름다운 제주 "그 중에서 이곳 강정마을은 더욱 아름다워요." 길이 1.2km, 너비 150m에 달하는 통바위인 구럼비 바위가 있고, 대규모 역사 유물과 멸종 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 맹꽁이가 살만큼 깨끗하고, 바다에서는 돌고래가 자맥질하며 뛰놀고..

길위의단상 2012.03.01

전시작전권 환수를 반대하는 사람들

지난달부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가 이슈가 되어 있다. 정부 측에서는 조기에 환수 받으려고 하고 한나라당이나 보수단체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개인적 입장으로는 환수를 빨리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그래서 퇴역장군들이나 전임 국방장관들이 안보 공백을 이유로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저께는 인문계 대학교수를 중심으로 환수에 반대하는 700여명이 서명을 하고 성명을 발표했다. 그 명단에 내가 평소에 존경하는 박 모 철학교수가 들어있어 무척 놀랐고 동시에 실망을 했다. 정말 전시작전통제권을 지금 환수 받으면 큰일 나는 것 아닐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다. 물론 모든 사안에 대해서 같은 의견이어야 ..

길위의단상 2006.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