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다가 제주도에 오니 살 것 같다. 마을에 들어서니 꽃향기가 제일 먼저 반기더라." 제주도에 살고 있는 지인이 전화로 한 말이다. 집안 행사로 서울에 왔다가 공기가 탁하다며 일찍 내려갔다. 지인의 집은 귤 과수원에 둘러싸여 있다. 요사이는 매일 달콤한 향기 속에서 산다고 전했다. 귤을 먹기만 했지 귤꽃은 이번에 제주도에 내려가서 처음 봤다. 이 시기에 제주도에 있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 만나는 꽃은 늘 신기하고 예쁘다. 귤꽃이 순백의 색깔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다른 과일꽃처럼 요염하지도 화려하지도 않고, 담백하면서 기품이 있다. 거기에 은은하면서 달콤한 향기가 더해진다. 귤꽃 향기에 취하는 제주도의 5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