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잎 한 잎 마루 끝에 굴러들어도 님 오신다 하소서 개미 한 마리 마루 밑에 기어와도 님 오신다 하소서 넓은 세상 드넓은 우주 사람 짐승 풀 벌레 흙 물 공기 바람 태양과 달과 별이 다 함께 지어놓은 밥 아침저녁 밥그릇 앞에 모든 님 내게 오신다 하소서 손님 오시거든 마루 끝에서 문간까지 마음에 능라 비단도 널찍이 펼치소서 - 님 / 김지하 얼마 전에 김지하 시인이 이번 12월 대선에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누구는 변절이라고 욕을 했고, 누구는 이제 바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기뻐했다. 유신 시대 독재의 저항 아이콘으로서 시인이 가지는 상징성이 아직도 사람들의 뇌리에 심어져 있기 때문이다.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개인의 자유이니 누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세상을 보는 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