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남해 2

금산 송악

지난 겨울 남해도의 금산에 올랐을 때 이 송악을 만났다. 보리암 부근의 장군봉이라는 바위였는데, 송악임을 가리키는 안내 간판이 없었더라면 아마 그냥 지나쳐 버렸을 것이다. 송악은 이름만 들어보면 소나무 종류인 것 같지만 실제는 두릅나무과의 늘푸른 덩굴나무이다. 줄기에는 부착근(附着根)이 있어서 돌이나 다른 나무에 붙어서 타고 올라가며 자란다. 남쪽 지방에서는 돌담장에 이 나무를 심는다는데, 그래서 별명이 담장나무라고 부른다고도 한다. 오래 되면 담장을 감싸서 강풍에 담장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영어 이름은 Ivy인데 잎이 꼭 집에서 관상용으로 기르는 아이비 잎처럼 생겼다. 이 금산의 송악은 얼마나 오랜 세월 바위와 동고동락하며 살았던지 나무 줄기의 색깔이 바위와 구별하기가 힘들다. 오래 함께..

천년의나무 2006.01.04

물건리 방조어부림

남해도의 물건리에는 천연기념물 150호로 지정된 방조어부림(防潮漁府林)이 있다. 어촌마다 바다와 육지 사이에는 대개 방풍림이 있지만 물건리 방조어부림은 규모도 대단하고 나무들의 종류나 나이도 다른 방풍림에 비하여 다양하고 오래 되었다. 곡선 모양의 해안선을 따라약 1.5km 길이에 걸쳐 팽나무, 말채나무, 이팝나무, 후박나무 등 40여종의 나무 7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방조어부림'이란 뜻은 폭풍우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고 고기떼를 부르는 숲이라고 한다. 잘 가꾸어진 방풍림이 바다 바람이나 파도를 막아주는 것은 잘 아는 사실이지만, 고기잡이에도 이용된다는 것은 처음 듣는 말이다. 이것은 물고기들이 녹색을 좋아하고,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 아래로 모여드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물건리 사람들에..

천년의나무 2005.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