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문경 10

적성리 황장목

문경시 동로면 적성리의 작은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소나무다. 동로면 소재지 마을과 들판을 내려다보고 있다. 동로면의 상징이 될 만한 나무다. 이 나무가 유명한 건 뿌리가 거북처럼 생긴 바위를 휘감고 있어서다. 안내문에는 '황장목을 업은 거북바위'라고 적혀 있어 나무보다 거북바위에 방점이 찍혀 있다. 내가 명명한다면 '거북바위를 감싼 황장목'이라고 할 것 같다. 황장목(黃腸木)은 금강송(金剛松)의 다른 이름이다. 춘양목(春陽木), 적송(赤松), 미인송(美人松)이라고도 한다. '황장'과 '춘양'은 지역 명칭이다. 황장목이 유래한 황장산이 바로 인근에 있다. 이 소나무는 수령을 약 300년으로 추정한다. 황장목이 있는 언덕 위에 점촌동성당 동로공소가 있다. 소나무로 둘러싸인 분위기가 아늑했다. 공소 뜰에 이런..

천년의나무 2022.10.22

대하리 반송(2022)

의도치 않았는데 15년 만에 다시 만난 소나무다. 문경 도로를 지나다가 우연히 안내 표지판을 보고서야 이 나무가 있는 줄 알았다. 그때보다 주변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2000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반송이다. 400년 된 노목으로 내뿜는 기상이 범상치 않다. 둘로 갈라진 줄기가 우산을 편 듯 넓게 펼쳐져 있다. 펼쳐진 지름이 20m나 된다. 한 바퀴를 돌면서 봐도 흠결을 찾을 수 없는 아름다운 자태다. 마을 사람들이 정월 대보름에 영각 동제를 지내며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실 만한 신령한 나무다.

천년의나무 2022.10.21

적성리 소나무

문경시 동로면을 지날 때 도로 옆에 눈에 익은 소나무가 있었다. 내려서 확인해 보니 15년 전에 찾아왔던 소나무였다. 조선의 명당인 연주패옥(連珠佩玉)의 전설이 전해지는 말무덤 자리에 있는 소나무다. 나무 모양이 춤추는 사람 같다 하여 '무송(舞松)'이라 불리는 소나무다. 수령은 약 300년 가량 되었다. 나무는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모양이 다르다. 제일 균형 잡힌 모습은 도로 쪽에서 볼 때다. 무송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어디서 보더라도 춤추는 형상은 넉넉히 상상해 낼 수 있다. 이름 그대로 리드미컬한 소나무다.

천년의나무 2022.10.20

주흘관 전나무 그루터기

는 죽어서도 그루터기가 되어 피곤한 나그네에게 의자가 되어준다. 그뿐만이 아니다. 죽어서 쓰러진 나무등걸에서 수많은 숲 속의 생명체들이 살아간다. 전체 숲 생물종의 약 30 %가 죽은 나무 한 그루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살아간다는 조사도 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되돌려주는 나무의 모습은 차라리 전신공양에 가깝다. 나무가 원래 이타적인 존재인 것은 아니다. 나무도 오직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살아간다. 그러나 살아가는 행위 자체가 전체 생태계에 도움이 되며 그와 조화를 이룬다. 그것이 인간과 다른 점이다. 무엇을 도와주려고 하거나 기여하려고 하지 않지만나무의삶은 모든 존재에게 필수불가결이다. 그것이 나무가 아름다운 이유다. 그래서 나무는 죽어서도 아름답다. 문경새재 주흘관 옆에 전나무 그루터기가 보존되어..

천년의나무 2008.11.23

교귀정 소나무

문경새재에 있는 교귀정(交龜亭)은 조선시대에 경상감사가 한양을 출발해 부임할 때 신, 구 경상감사끼리 업무 인수인계를 하던 곳이다. 신임 경상감사가 이곳에 도착하면 기다리고 있던 구 경상감사가 관인과 인계인수 물목을 적은 서책을 건네며 교인식(交印式)을 거행했다. 경상감사 도임 행차는 취타대를 선두로 해서 총 300 명 가량의 큰 행렬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교귀정에서 그런 큰 행사가 치러졌다면 아마 이곳에는 정자 외에도 숙소 등 여러 시설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많은 인원이 문경새재를 걸어서 넘자면 중간에 숙박시설이 없어서는 불가능할 것 같다. 옛날 같으면 여기서도 한참을 더 가야 산을 벗어나게 되었을 것이다. 이곳 교귀정에 멋지게 생긴 소나무 한 그루가 있다. 비스듬히 자란 줄기는 S자 모양으로 휘어져..

천년의나무 2008.11.18

화산리 반송

문경시 농암면 화산리에 있는 이 반송은 국도에서 마을길을 따라 들어가면 나온다. 주변으로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 풍경이 펼쳐진다. 이 나무는 산 속 한적한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군계일학이라고 할까, 다른 나무들에 비해 우뚝한 기상이 눈을 사로잡는다. 하늘로 뻗어올라간 기세가 힘차고 아름답다. 줄기가 여섯 개로 갈라져서 육송(六松)으로 부른다는데 지금은 네 개의 큰 줄기만 남아있다. 나무의 높이는 24m, 가슴높이의 둘레는 약 5m이다. 안내문에 보면 수령이 400년으로 되어 있는데, 어느 책에는 200년으로 나와 있다. 나무의 나이는 추정치인 만큼 보는 사람에 따라서 오차가 심할 수밖에 없다. 나무와의 첫 만남은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추억을 남긴다. 행복했던 추억은 삶을 따스하고 윤택하게 해준다. 이 화산..

천년의나무 2007.12.21

말무덤 무송

문경시 동로면 적성리에는 연주패옥(連珠佩玉)의 전설이 깃든 말무덤이 있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 이여송 부대의 술사였던 두사충(杜思忠)은 이곳에서 '연주패옥'이라 불리는 명당을 발견했다고 한다. 구슬을 꿰고 옥을 단다는 뜻의 이 명당에 묘를 쓰면 그 집안에 금관자, 옥관자를 단 정승 판서 벼슬이 수없이 나온다고 한다. 이 천하제일의 명당을 두사충은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정탁(鄭琢, 1526-1605))에게 전해줄 생각으로 남몰래 정탁의 하인에게 이 명당 자리를 알려주었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정탁이 세상을 뜨자 정탁의 아들은 아버지가 묻힐 명당을 찾아 하인과 함께 이곳까지 왔다. 그런데 이 마을 동구 밖에 도착했을 때 불행히도 그 하인의 말뒷발에 차여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아들은 몹시 억울하고 분하여 ..

천년의나무 2007.12.15

장수황씨종택 탱자나무

문경시 산북면 대하리에는 장수황씨종택이라는 고가가 있다. 이 집은 황희 정승의 현손인 황시간(黃時幹, 1558-1642)이 거주했다고 하는데, 집은 아마도 그때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문경지방의 대표적인 양반가옥으로 여기서 서애 유성룡도 공부를 했다고 한다. 이 집 정원에 오래 된 탱자나무가 있다. 집을 지을 때인 1500년대 말에 심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수령이 400년이 넘는다. 정원에 탱자나무를 심은 것도 특이하고, 그리고 이렇게 큰 탱자나무를 만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강화도의 탱자나무들보다 수세는 훨씬 더 좋다. 강화도 쪽은 아마 지형적인 의미 때문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 같다. 집에 들어서니 이웃분이 오셔서 여러 가지 설명을 해 ..

천년의나무 2007.12.15

대하리 반송

문경시 산북면 대하리에 있는 이 반송은 높이가 6 m, 줄기 둘레가 3 m, 옆으로 퍼진 길이는 20 m에 이른다. 나이는 400여 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른 반송과 달리 마치 처진소나무처럼 옆으로 퍼진 것이 특징이다. 나무는 줄기나 가지 모두 용트림 하듯이 구불구불해서 신비한 느낌을 더해준다. 장수 황씨의 종중 소유라는데나무 옆에는 '거송식당'이라는 큰 음식점이있다. 이 나무를 찾아가며 사람들한테 물었더니 "아, 그 거송요. 쭉 가다가 거송식당을 찾으세요. 바로 옆에 있어요." 한다. 나무 따라 식당도 유명해진 것 같다. 다행히 이 나무는 철책을 두르지 않아 가까이 가서 안아볼 수 있었다. 찬 날씨였어도 나무를 안으면 따스하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속삭인다. "너와 나는 한 몸이야!"

천년의나무 2007.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