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 동로면 적성리의 작은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소나무다. 동로면 소재지 마을과 들판을 내려다보고 있다. 동로면의 상징이 될 만한 나무다. 이 나무가 유명한 건 뿌리가 거북처럼 생긴 바위를 휘감고 있어서다. 안내문에는 '황장목을 업은 거북바위'라고 적혀 있어 나무보다 거북바위에 방점이 찍혀 있다. 내가 명명한다면 '거북바위를 감싼 황장목'이라고 할 것 같다.
황장목(黃腸木)은 금강송(金剛松)의 다른 이름이다. 춘양목(春陽木), 적송(赤松), 미인송(美人松)이라고도 한다. '황장'과 '춘양'은 지역 명칭이다. 황장목이 유래한 황장산이 바로 인근에 있다. 이 소나무는 수령을 약 300년으로 추정한다.
황장목이 있는 언덕 위에 점촌동성당 동로공소가 있다. 소나무로 둘러싸인 분위기가 아늑했다. 공소 뜰에 이런 글이 적힌 비석이 서 있다.
기쁘고 떳떳하게
우리는
이 터에서
열린 마음으로
소박하게 살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서로 나누고 섬김으로써
기쁨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일군다
언덕에서 내려다 본 황장목과 동로면 소재지의 마을 풍경은 마음을 차분하게 했다. 동로면을 지나면서 느낀 점은 조용하고 깨끗하다는 점이었다. 우리나라는 시골이더라도 어수선하고 번잡한데 이곳은 달랐다. 오랜만에 만나게 된 살고 싶은 동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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