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일본 4

와타즈미신사 소나무

대마도를 대표하는 와타즈미신사(和多都美神社)는 해신인 용왕을 모신 곳이다. 용왕이 오가는 길을 따라 도리이가 바다를 향해 직선으로 배치되어 있다. 가이드는 그 방향이 우리나라 김해를 향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일본 신사 도리이가 동쪽을 향하고 있는데 이곳은 서쪽을 향한다. 아마 가야에서 건너온 우리 조상과 연관된 신사는 아닌지 추정해 볼 수 있다. 이 신사에 기이한 모양의 뿌리를 가진 소나무가 있다. 뿌리가 나무 키보다도 더 길게 직선으로 뻗어 있다. 건물도 뿌리와 나란히 세워져 있다. 가이드 말로는 천년송이라는데 그 정도로 되어 보이지는 않는다. 전체적으로는 승천하는 용의 형상을 하고 있다. 지상에서부터 꿈틀대며 하늘로 치솟는다. 대마도에서는 소나무가 거의 보이지 않는데 와타즈미신사에서 만난 특이한 ..

천년의나무 2017.09.15

조몬스기

조몬스기를 알게 된 건 7년 전쯤 야마오 산세이 선생의 책을 통해서였다. 일본의 남쪽 섬 야쿠시마에 수령 7,200년의 삼나무가 살고 있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다. 가늠하기 어려운 세월을 산 나무가 보고 싶어진 건 당연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트레커에서 야쿠시마 트레킹이 있어 꿈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조몬스기 순례 여정이었다. 해발 1,300m까지 올랐다 내려오는 왕복 21km, 10시간이 걸린 힘든 길이었다. 한 달에 35일이나 비가 온다는 야쿠시마에서 이날은 쨍쨍하게 맑았다. 날씨 덕을 톡톡히 보았다. 조몬스기 할아버지는 사진으로 보던 그대로 말없이 기다리고 계셨다. 바로 전까지는 가슴이 두근거렸으나 막상 대면했을 때는 담담했다. 맑고 투명한 느낌이랄까, 올라오면서 만난 다른 삼나무 고목들과는 확연히 달..

천년의나무 2015.08.09

센간엔 일본오엽송

가고시마 센간엔(仙巖園)에 있는 일본오엽송이다. 어디를 가든 나무부터 살피게 되는 건 습관이 되었다. 센간엔에서는 이 나무가 제일 오래 되고 커 보였다. 오엽송(五葉松)은 잎이 다섯 개로 되어 있다. 잣나무 종류다. 안내문에 보니 이 나무는 수령이 350년이라고 한다. 키는 21m, 줄기 둘레는 5.4m다. 태풍 때문에 나무가 기울어졌다고 적혀 있다.

천년의나무 2015.08.08

나카마 가쥬마루

가쥬마루는 야마오 산세이가 쓴 책에서 처음 접했다. 그래서 이번에 야쿠시마에 갈 때 꼭 보고 싶었던 나무였다. 다행히 버스 투어 때 나카마[中間]에 있는 가쥬마루를 볼 수 있었다. 가쥬마루는 곧게 자라지 않고 옆으로 가지를 펼쳐 가며 싸목싸목 거목이 되는 특수한 나무다. 옆으로 퍼져 가는 가지에서 아래로 털뿌리가 자란다. 여러 해에 걸쳐서 땅에 닿고, 닿은 뒤에는 뿌리를 내리며 새로운 줄기의 하나가 된다. 한 그루지만 줄기가 여러 개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작은 숲처럼 우거지는 것이다. 야마오 산세이는 가쥬마루 위에 판자를 깔고 작은 오두막을 지어서 하늘을 보며 쉬었다고 썼다. 나무 위가 평평하고 단단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나카마의 가쥬마루는 워낙 거목이어서 내가 상상하던 그런 나무는 아니었다..

천년의나무 2015.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