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권하다니, 눈에 확 들어오는 제목이다. 삶이 스산할수록 양지를 찾는 건 인지상정이다. 그걸 나무라는 건 아니다. 그러나 지은이는 어설픈 기쁨과 희망보다는 차라리 슬픔과 절망이 고단한 삶을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시대가 잔인한 이유는 슬프고 절망할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는 것이리라. 늘 밝은 의지와 의욕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을 강요하는 시대의 야만을 얼마나 더 견뎌내야 할까. 그렇다. 외로움과 슬픔은 인간 삶의 한 부분이다. 값싼 희망과 위로를 파는 약장사들은 슬픔을 외면한다. 슬픔에서 회피하는 방법을 떠들어댄다. 그러나 사람은 슬플 때 가장 인간적이 된다. 제대로 슬퍼할 줄 모른다면 인생을 깊이 있게 사는 게 아니다. 남덕현 씨가 쓴 은 가난, 고독, 소외, 죽음을 감추지 않고 드러낸다.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