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3

시골 똥 서울 똥

두 달 전 일본 야쿠시마에 갔을 때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그곳 산에서는 똥을 누면 비닐에 담아서 내려와야 했다. 화장실은 소변만 볼 수 있었다. 오염이 된다는 게 이유였지만 너무 깔끔을 떠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었는데 그건 지금도 변함이 없다. 우리나라의 잿간 같은 방식을 활용하면 굳이 똥주머니를 배낭에 담아야 하는 번거로움은 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일하고 계시는 안철환 선생이 쓴 순환 농업에 관한 책이다. 선생은 쓰레기가 만들어지지 않는 순환 농업에서 지속 가능한 삶을 찾는다. 똥과 음식물 찌꺼기, 잡초와 농사 부산물 등으로 퇴비를 만들어 농사를 짓고, 사람은 거기서 소출된 것을 먹고 살며, 나머지는 다시 경작지로 돌아간다. 근대적 농법 이전에 수천, 수만 년 동안 우리 선조들이 해..

읽고본느낌 2015.10.06

짚 한오라기의 혁명

을 쓴 후쿠오카 마사노바(福岡正信)는 농부라기보다 사상가요 철학자다. '인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는 자신의 깨달음인 일체무용론(一切無用論)을 농업에 적용하여 자연농법(自然農法)을 창안했다. 직접 농사를 지으며 40년 동안 연구한 결과다. 자연농법은 땅을 갈지 않고, 비료를 쓰지 않고, 농약을 쓰지 않고, 제초를 하지 않는다. 지금의 과학농법이나 심지어는 유기농법과도 질적으로 다른 혁명적인 농사법이다. 선생은 일체의 인위를 쓸모없는 것이라 본다. 인위를 가치 있는 것이라 여기는 현대의 가치관이 문제의 근원이다. 과학 지식을 비롯한 모든 인간 행위는 자연을 파괴하고 인간을 왜소화시켰다. 자연농법은 그런 인간의 지혜를 부정하는 무위의 농법이다. 농부는 놀고, 농사는 자연이 짓는다. 자연농법으로 쌀과 ..

읽고본느낌 2012.02.01

유토피아의 농업

유토피아는 토머스 모어가 1516년에 발표한 인간의 이상향을 그린 공상소설입니다. 유토피아가 당시 영국의 부조리한 현실에 바탕을두고 쓰여진오래 된 소설이지만, 지금도 이상적인 사회 모델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끊임없이 영감을 주고 영향을 미치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정치 권력이나 교회 같은 당시의 사회 지배층에게 억누리고 착취 당하던 일반 민중들의 삶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서려 있는 작품으로사유재산이 없는 평등사회,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에 대한 고민과 염원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유토피아에서는 농업을 어떻게 다루었을까요? 유토피아에는 농민이 없습니다. 그것은 모든 국민이 다 농민이기도 하다는 뜻입니다. 유토피아는 54개의 도시로 되어 있는데 각 도시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안..

읽고본느낌 2005.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