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쇠로 된 방이 하나 있다고 하세. 거기에는 창문도 없고 또 절대로 부숴버릴 수도 없는 그런 방이야. 그 속에는 많은 사람들이 깊이 잠들어 있지. 그러니 머지않아 모두 죽을 판이야. 하지만 혼수 상태에 빠져 곧장 죽음에 이르기 때문에 어떠한 고통도 느끼지 않는다고 치세. 그런데 자네가 마구 소리쳐 아직도 약간 의식이 남아 있던 몇 사람을 놀라 깨우게 함으로써 불행한 그 몇몇 사람들에게 도저히 구원받을 수 없는 임종의 고통을 맛보게 한다면 과연 자네가 그들에게 잘 한 것이라고 여길 수 있겠나?” “그러나 다만 몇 사람이라도 일어난다면 그 쇠로 된 방을 부술 희망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 않겠나?” 루쉰(魯迅)이 ‘자서(自序)’에서 든 비유이다. 루쉰은 의학을 공부하다가 중국 인민을 각성시키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