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야마겐지 2

달에 울다

마루야마 겐지는 소설보다 그의 삶이 더 흥미롭다. 처음 쓴 소설이 아쿠타가와상을 받으며 혜성처럼 문단에 등장한 뒤 돌연 시골로 잠적하여 은거에 들어간다. 오직 글쓰기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였다. 인간관계를 끊고, 최소한의 생활비로 버티면서 문학과 마주한다. 그리고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세상과 자신과 당당하게 싸워나간다. 그가 문학을 대하는 자세는 수도승 같다. 반항적이며 아나키스트 기질에 더해진 그의 독특한 생활 철학은 문단의 이단아라 부르기에 충분하다. 최근에 그의 책 두 권을 읽었다. 와 이다. 는 중편소설이고, 는 의기소침한 젊은이들에게 주는 에세이집이다. 전에 작가의 를 읽은 적이 있는데 와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세상을 대하는 견해가 당돌하고 파격적이다. 인습과 고정관념을 무시하는 태도가 시..

읽고본느낌 2018.12.05

시골은 그런 곳이 아니다

여주행을 결단하기 전에 이 책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사람의 말은 무시했지만 책은 달랐을까? 그래도 번복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때는 이미 콩깍지가 끼어서 무엇으로도 마음을 돌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남자들은 퇴직 즈음이 되면 도시 생활을 접고 시골에서 살아보기를 꿈꾼다. '인생 2막'이니 하며 새로운 삶을 개척하도록 부추김도 받는다. 대중매체에는 전원에서 멋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넘쳐난다. 그런 전원생활 예찬론 속에서 는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찬물을 끼얹는다. 시골의 겉과 속에 속지 말라는 것이다. 이 책을 지은 사람은 일본 소설가 마루야마 겐지다. 본인도 시골로 이주하여 살고 있으니 체험적 충고인 셈이다. 너무 한쪽 면으로만 쏠리는 데 대한 경고 메시지다. 균형적 시각을 가지는 데 분명 도움..

읽고본느낌 2015.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