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야마 겐지는 소설보다 그의 삶이 더 흥미롭다. 처음 쓴 소설이 아쿠타가와상을 받으며 혜성처럼 문단에 등장한 뒤 돌연 시골로 잠적하여 은거에 들어간다. 오직 글쓰기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였다. 인간관계를 끊고, 최소한의 생활비로 버티면서 문학과 마주한다. 그리고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세상과 자신과 당당하게 싸워나간다. 그가 문학을 대하는 자세는 수도승 같다. 반항적이며 아나키스트 기질에 더해진 그의 독특한 생활 철학은 문단의 이단아라 부르기에 충분하다. 최근에 그의 책 두 권을 읽었다. 와 이다. 는 중편소설이고, 는 의기소침한 젊은이들에게 주는 에세이집이다. 전에 작가의 를 읽은 적이 있는데 와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세상을 대하는 견해가 당돌하고 파격적이다. 인습과 고정관념을 무시하는 태도가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