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에 A씨가 봉화로 거처를 옮긴다고 한다. 10년 전에 A씨 부부는 도시생활을 접고 귀농을 했다. 그분들의 시골살이를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지만, 그 삶은 내가 귀농을 꿈꾸고 어설프게 실행하기까지 용기를 준 원천이 되었다. 그간 즐거움 보다는 어려움에 더 공감을 하며 마음 아프게 바라보았다.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에게 현실은 대개 가혹하다. 그들은 주어진 환경에 잘 길들여져 적당히 적응하며 사는 것이 잘 되지 않는다. 체질적으로 그런 삶에는 알레르기가 일어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일부러 힘든 길을 찾아 나선다. '이건 아니야!'라는 내면의 소리를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다. 스스로 좋아서 선택한 길이지만 세상 안에서 사는 한 현실과의 갈등은 겪지 않을 수 없다. 때로 현실은 가혹할 정도로 시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