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그리운 날은 길을 떠납니다. 떠나는 것은 당신을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욱 당신을 그리워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더욱 가까이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은 서해 바닷가에 앉았습니다. 당신을 향한 내 그리움처럼 밀물은 발밑까지 밀려와 있습니다. 바다에는 작은 섬 하나가 고요히 누워있네요. 바다 내음, 찰랑거리는 물결 소리, 그리고 눈 앞의 풍경이 편안합니다. 당신을 향한 마음도 폭풍이 아니라 이렇게 향기 머금은 미풍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화려한 꽃보다는 소박한 풀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저녁 노을을 보기 위해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러나 연분홍 빛깔이 생기는 듯 싶더니 금방 암회색구름 뒤에 숨어버리네요. 그래도 나는 저 구름 뒤에서 당신의 웃는 얼굴을 봅니다. 그리고 언젠가는당신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