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선재도의 저녁

샌. 2006. 10. 26. 11:53


당신이 그리운 날은 길을 떠납니다.

떠나는 것은 당신을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욱 당신을 그리워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더욱 가까이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은 서해 바닷가에 앉았습니다.

당신을 향한 내 그리움처럼 밀물은 발밑까지 밀려와 있습니다.

바다에는 작은 섬 하나가 고요히 누워있네요.

바다 내음, 찰랑거리는 물결 소리, 그리고 눈 앞의 풍경이 편안합니다.

당신을 향한 마음도 폭풍이 아니라 이렇게 향기 머금은 미풍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화려한 꽃보다는 소박한 풀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저녁 노을을 보기 위해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러나 연분홍 빛깔이 생기는 듯 싶더니 금방 암회색구름 뒤에 숨어버리네요.

그래도 나는 저 구름 뒤에서 당신의 웃는 얼굴을 봅니다.

그리고 언젠가는당신과 나란히앉아 고운 저녁놀을 보게 되는 꿈을 꿉니다.

 

 

'사진속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나들이를 다녀오다  (0) 2006.11.06
볼록유리로 보이는 가을  (0) 2006.11.03
가을 색깔  (0) 2006.10.24
숨 막히는 서울  (0) 2006.10.20
덕수궁을 산책하다  (0) 2006.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