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은 옳다. 청운동에 직장을 잡은지 5 년 째가 되지만 바로 옆에 있는 세검정을 이제껏 한 번도 가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걷기를 좋아하는사람이 있어 이번에 같이 가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물론 걷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지만 나로서는 세검정을 확인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었다. 세검정(洗劒亭)은 연산군 때탕춘대(蕩春臺)를 마련하고 유흥을 위해 세웠다는 설과, 숙종 때북한산성을 수비하기 위하여 총융청(摠戎廳)을 건립하였는데 이곳에 있는 군인들의 휴게시설로 세운 것이라는 설이 있다. 그 후 영조 24년(1748)에 중건하였고 이때 세검정이라는 현판을 달았다고 한다. 세검정이라는 이름은 인조 원년(1623) 인조가 이귀, 김류 등과 함께 광해군을 폐위시킨 인조반정에 성공한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