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4

베란다의 수선화

봄은 베란다에서 피어나는 수선화와 함께 시작된다. 이제부터 꽃들과 만날 기대에 가슴이 설렌다. 귀엽고 예쁘면서, 착하기도 한 나의 모델들. 올들어 처음 찍어본 꽃사진이다. 아프고 외로운 그대에게 수선화의 향기를 전합니다. 이 시와 함께.... 우리는 너나 없이 아프고 외로운 존재라는 걸 잊지 마세요.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

꽃들의향기 2012.03.14

애기수선화

작년 봄에 샀던 수선화에서 다시 꽃이 피었다. 집에 있다 보니 화분에서 싹이 나고 꽃이 피는 과정을 지켜 보았다. 그 과정에서 몇 번을 경탄했는지 모른다. 흙에서 싹이 돋아나고, 꽃대에서 노란 꽃이 피어나고, 생명의 힘과 아름다움이 고맙고 신비했다. 우리 집 수선화는 크기가 작고 전체적으로 노란색이다. 보통 만나는 수선화보다 더 귀엽다. 그래서 나는 '애기수선화'라고 부르고 있다. 그 이름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수선화 종류가 워낙 많으니하나하나 이름 붙이기도 어려울 것이다. 서양에서 내려오는 전설에서 수선화는 그리움과 외로움의 상징이다. 그 마음이 간절해서 수선화는 이렇게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가 보다.

꽃들의향기 2011.03.05

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않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수선화에게 / 정호승 그런 시절이 있었다. 너무 외롭고 답답했다.내 속마음을 들어줄 사람 하나도 없었다. 술만 마시면 눈물을 흘렸다. 그때 이 시의 따스한 손길에 또 울었다.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싯구 하나하나가 가슴에 파고들었..

시읽는기쁨 2010.05.08

수선화

두 조각의 빵을 가진 자는 그 하나는 수선화와 바꾸라. 빵은 육체의 양식이나, 수선화는 마음의 양식이다. 수선화를 바라볼 때면 마호메트가 했다는이 말이 늘 연상된다. 이슬람교의 창시자가 사랑한 꽃이라는데, 그래선지 이 꽃에서는 탈속적이고 종교적인 향기가 난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미소년 나르시스가 죽어서 변한 꽃이라고 한다. 어느 날 밖에 나간 나르시스는 목이 말라 샘물을 마시다가 물에 비친 얼굴을 보고 그 모습에 사랑을 느낀다. 마침내는 너무나 연모하게 되어 물에 빠져 죽게 되는데, 죽은 자리에서 피어난 꽃이 수선화라고 한다. 아마 나르시스는 지금 식으로 얘기하면 꽃미남이었는가 보다. 왕자병에 걸린 꽃미남을 말릴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을 것 같다. 수선화의 꽃말은 '자기 사랑' 또는 '자아 도취'..

꽃들의향기 2005.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