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부채 2

청계산 봄꽃

산에서 봄꽃을 만나기 위해 계곡을 헤매다 보면 어릴 때 소풍 가서 보물찾기하던 때가 생각난다. 눈썰미 좋은 아이는 잘도 찾는데 나는 허탕일 때가 많았다. 하나가 여러 장을 챙기면 다른 아이는 빈손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꽃보기에는 경쟁이 없다. 모두가 함께 누리는 즐거움이다. 청계산 옛골을 찾았다. 이맘 때면 노루귀, 복수초, 꿩의바람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올해는 꽃의 개체수나 상태에서 예년에 비해 초라했다. 꽃 색깔에도 생기가 덜 했다. 아마 가뭄 탓이 아닌가 싶다. 아니면 꽃때를 잘 못 맞췄는지도 모르겠다. 생동하는 봄을 느끼기에는 뭔가 미흡했다. 노루귀. 복수초. 꿩의바람꽃. 앉은부채. 산수유.

꽃들의향기 2015.03.27

앉은부채

산 속 그늘진 골짜기에는 아직 눈이 남아있다. 눈을 뚫고 피어나는 봄꽃들 중에서 특이한 것이 앉은부채이다. 다른 꽃들과 마찬가지로 잎이 나기 전에 먼저 꽃을 피우는데 그꽃의 생김새도 특이하거니와 나중에 돋아난 잎은 마치 열대 식물을 연상시킬 정도로 넓고도 싱싱하다. 펼쳐진 잎이 마치 부채와 같다고 해서 이름도 앉은부채라고 한다. 그런데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꼭 감실 안에 애기부처가 앉아있는 모습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름이 '앉은부처'에서 '앉은부채'로 변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놈은 주책없이 등산길에도 마구 자라나 애꿎은 등산객들의 발길에 밟히기도 한다. 아직 대부분의 식물이 싹을 틔울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을 때 앉은부채는 독야청청 왕성한 생명력을 뽐내며 자라고 있다. 특히 앉은부채는 ..

꽃들의향기 2005.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