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봄꽃을 만나기 위해 계곡을 헤매다 보면 어릴 때 소풍 가서 보물찾기하던 때가 생각난다. 눈썰미 좋은 아이는 잘도 찾는데 나는 허탕일 때가 많았다. 하나가 여러 장을 챙기면 다른 아이는 빈손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꽃보기에는 경쟁이 없다. 모두가 함께 누리는 즐거움이다. 청계산 옛골을 찾았다. 이맘 때면 노루귀, 복수초, 꿩의바람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올해는 꽃의 개체수나 상태에서 예년에 비해 초라했다. 꽃 색깔에도 생기가 덜 했다. 아마 가뭄 탓이 아닌가 싶다. 아니면 꽃때를 잘 못 맞췄는지도 모르겠다. 생동하는 봄을 느끼기에는 뭔가 미흡했다. 노루귀. 복수초. 꿩의바람꽃. 앉은부채. 산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