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 2

그런 일이 있은 뒤

然後列子自以爲未始學而歸 三年不出 爲其妻찬 食豕如食人 於事無與親 雕琢復朴 塊然獨以其形立 紛而封哉 一以是終 "그런 일이 있은 뒤, 열자는 비로소 자기가 아직 참된 학문을 제대로 하지 못했음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갔다. 3년 동안 밖에 나가지 않으며 아내를 위해 밥도 짓고, 돼지 기르기를 사람 먹이듯이 하며, 세상 일에 좋고 싫음이 없어졌다. 허식을 깎아 버리고 본래의 소박함으로 돌아가, 무심히 독립해 있으면서 갖가지 일이 일어나도 거기 얽매이지 않았다. 그는 오로지 이와 같이 하여 일생을 마쳤다." '응제왕' 편에 나오는 구절로, 처음 를 읽었을 때 매우 감명을 받은 부분이다. 고상한 철학 이론이 아닌 구체적인 삶과 직결되는 내용이 좋았다. 열자에게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결정적인 '그런 일'이 있었다. 그 일..

참살이의꿈 2017.01.21

임류의 자족

따뜻한 봄날에 백살이 다 된 임류라는 노인이 겨울에 입던 갖옷을 그대로 걸치고, 지난 가을에 떨어진 이삭을 밭이랑에서 주우며 노래를 부르다 걸어가다 하였다. 이것을 위나라로 가다가 벌판을 바라보던 공자가 보고는 뒤따라 오던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저 노인은 말을 걸어 볼 만한 사람인 것 같다. 누가 가서 말을 해 보겠느냐?" 말 잘 하는 자공이 자청하여 밭 언덕을 가로질러 노인에게 가서 측은하다는 듯 말을 걸었다. "이렇게 이삭을 주우며 노래를 부르시는데, 선생께서는 스스로의 삶에 대해 전혀 후회하신 적이 없으십니까?" 그러나 임류는 들은 척도 않고 발걸음을 옮기며 노래를 불렀다. 자공 또한 노인이 말을 할 때까지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노인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하늘을 우러러 보며 말하였다 "내게 후회..

참살이의꿈 2013.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