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도산면 서부리에 있는 예안향교를 찾아간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무궁화를 보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담장 너머로 바라본 경내에는 안내판만 있을 뿐 무궁화는 보이지 않았다. 기력이 쇠했다더니 이미 수명을 다한 것이나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대신 향교 앞에 있는 은행나무와 만났다. 향교와 은행나무는 찰떡 궁합처럼 잘 어울린다. 대부분의 향교에는 이렇게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다. 예안향교가 세종 2년(1420)에 세워졌다는데 이 은행나무의 수령도 그 정도로 추정한다. 키는 17 m,줄기 둘레는 4 m인데 두 줄기 중 한쪽은 많이 상했다. 향교 앞에는 폐가 한 채가 있어 찾는 이 없는 향교를 더욱 쓸쓸하게 한다. 은행나무도 아마 외로움에 힘겨워하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