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4

제주도 4박5일 - 우도 걷기

제주도 4박5일 여행의 둘째 날은 우도(牛島)를 걸어서 일주했다. 올레 1-1 코스인 이 길은 마을과 밭을 지나고 바다를 끼고 걷는 재미가 아기자기하다. 잔뜩 흐린 날, 성산 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20분 정도 걸려 우도 천진항에 닿았다. 배에서 내린 승객은 버스를 타거나 자전거, 스쿠터를 빌려 우도 구경을 시작했다. 걸으려 작정한 사람은 아내와 나, 둘밖에 없었다. 반시계방향으로 섬을 돌기로 했다. 길은 해안가를 벗어나 밭 사이로 꼬불꼬불 나 있었다. 밭의 경계를 나누는 돌담이 이색적이었다. 밭은 새로 경작을 시작하려는지 이랑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우도의 특산품은 땅콩이라고 한다. 밭길에 올레 표시가 잘 안 되어 있어 이리저리 많이 헤맸다. 그러나 어디를 걸어도 길인 것을, 멀리 보이는 우도 등대..

사진속일상 2014.06.14

제주도(2) - 올레 7, 8, 9코스

올레 7코스는 외돌개에서 월평마을까지 13.8km다. 서귀포 해안을 대표하는 풍광인 외돌개에서 7코스가 시작된다. 12월이지만 가을 분위기가 나는 길. 야자수가 있는 풍경. 바닷가에서 맛보는 회 한 접시. 범섬. 아픔의 현장, 강정 해안. 8코스는 월평마을에서 대평포구까지 19.2km다. 8코스를 대표하는 갯깍주상절리대. 웅대한 규모에 놀랐다. 암벽에 핀 꽃. 하얏트리젠시호텔 앞으로 올레길이 지나간다. 6코스에 있는 칼호텔은 길을 폐쇄했는데 하얏트는 길을 개방해 주어서 고마웠다. 중문해수욕장. 8코스의 바다 풍경. 9코스는 대평포구에서 화순해변까지 7.1km다. 대평포구에서 바라본 박수기정. 박수기정은 '샘물이 솟는 절벽'이라는 뜻이다. 올레 9코스는 박수기정 위를 지나게 된다. 옛날에는 박수기정 위 평..

사진속일상 2013.12.15

제주도(1) - 올레 5, 6코스

딸이 비행기표를 건네주는 바람에 생각지도 않던 제주도를 가게 되었다. 갑자기 이루어진 여행이라 부랴부랴 숙소를 정하고, 주로 올레길을 걷기 위해 떠났다. 아내와 함께 한 8박9일의 제주도 여행이었다. 올레 5코스는 남원포구에서 쇠소깍까지 14.7km다. 남원포구 앞 바다. 갯바위에서 낚시하는 사람들. 비가 지나간 길. 나무의 윤곽이 한반도 지형을 만들었다. 5코스의 하이라이트인 큰엉 해안. 파도에 깎인 해식절벽이 길게 이어지고, 올레길은 절벽을 따라 나 있다. 위미리에 있는 동백나무 군락. 17세 되던 해 이 마을로 시집 온 현병춘(1858~1933) 할머니가 해초캐기와 품팔이 등 근면한 생활로 어렵게 모은 돈 35냥으로 이곳 황무지를 사들인 후 모진 바람을 막기 위하여 한라산의 동백 씨앗을 따다가 뿌린..

사진속일상 2013.12.14

제주 올레길 420km

며칠 전에 제주도 올레길 전 구간이 완성되었다. 26개 코스에 총 길이가 420km다. 서울과 부산을 연결하는 고속도로 길이와 비슷하다. 한 개 코스가 하루에 걷기 적당하게 되어 있으니 전체를 걷는 데는 한 달 정도가 걸린다. 당연히 걸어보고 싶다. 결심만 하면 당장 내일이라도 가능하다. 내가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올레길 몇 개 코스 정도는 걸어 보았다. 나만 아직 올레길에 서지 못했다.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다. 몇 년 전에는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가 유행했다. 퇴직을 한 뒤에 바로 그 길을 걷는 게 목표였었는데 아직도 희망 사항으로만 남아 있다. 거기는 평균거리가 거의 900km가 되니 올레길과는 비교가 안 된다. 솔직히 지금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동안 생각도 변했다..

길위의단상 2012.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