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꼬마가 와서 대추를 따네 늙은이가 문을 나와 꼬마를 내쫓네 꼬마가 홱 돌아서며 늙은이에게 하는 말 내년 대추 익을 때까지 살지도 못할 거면서 - 대추 따기를 노래함 / 이달 隣家小兒來撲棗 老翁出門驅小兒 小兒還向老翁道 不及明年棗熟時 - 撲棗謠 / 李達(1539~1609) 버릇없는 꼬마한테 한 수 가르침을 받는 노인이라는 설정이 재미있다. 시 내용이 역시 이달(李達)답다. 허균이나 허난설헌이 나올 때마다 꼭 등장하는 시인 이달이다. 늙은이의 입장이 되어 이 시 속으로 들어가 보면, 꼬마의 한 마디가 번쩍하는 번갯불이 되는 간접 경험을 하게 된다. 지금 우리의 행태도 저 노인과 다르지 않음이다. 내 것, 네 것을 가르는 게 본래 부질없는 짓이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