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3

좌파와 우파

경제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정치적 이념의 양극화도 덩달아 심각해지는 것 같다. 전에는 진보와 보수로 두리뭉실하게 나누었지만, 그중 상당수가 극단으로 쏠려서 '좌빨'이나 '수꼴'이라는 네이밍이 이젠 자연스럽게 들린다. 동기들 단톡방은 이런 극단적 목소리로 차고 넘친다.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를 구분하는 경계는 모호하다. 예를 들면, 현재 민주당이 진보 정당인가? 나는 국민의힘과 별로 다르지 않은 보수 정당이라고 판단한다. 지난 선거에서 내건 공약을 보면 두 당의 차이가 거의 없다. 민주당이 개혁 보수라면, 국민의힘은 수구 보수다. 둘 다 자기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정당이다. 진정한 진보라면 자신이 가진 것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이런 민주당을 어떤 사람은 좌파 정당이라고까지 부른다. 좌파에 진보가 ..

길위의단상 2022.09.05

난 좌파가 아니다 / 신현수

비 내리는 날 낡은 유모차에 젖은 종이박스 두어 장 싣고 가는 노파를 봐도 이제 더 이상 가슴 아프지 않으므로 난 좌파가 아니다 네온 불 휘황한 신촌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 위 온몸을 고무로 감고 사람의 숲을 뚫고 천천히 헤엄쳐가는 장애인을 봐도 이제 더 이상 가슴 저리지 않으므로 난 좌파가 아니다 천일 가까이 한뎃잠을 자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을 봐도 이제 그 이유조차 궁금하지 않으므로 난 좌파가 아니다 제초제를 마시고 죽은 농민을 봐도 몸에 불 질러 죽은 농민을 봐도 아무런 마음의 동요가 없으므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 않으므로 난 좌파가 아니다 난 좌파가 아니다 - 난 좌파가 아니다 / 신현수 한번도 좌파 소리 들어보지 못하고 산 게 후회스러울 때가 있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큰소리 치다가는 좌..

시읽는기쁨 2016.10.10

우파와 좌파

일부 사람들이 과거의 노무현과 김대중 정권을 좌파 정권이라고 부를 때는 어이가 없다. 심지어는 대북 지원 정책을 문제 삼고는 빨갱이 정권으로 부르기도 한다. 내가 볼 때 노무현이나 김대중 정권은 우파로 분류해야 맞다. 일부 이념이 진보적이긴 하지만 한미 FTA를 체결한 것이나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하는 등 그들이 추구한 정책이 지금의 자본주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공고히 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좌파나 우파, 진보나 보수라는 구분이 말하는 사람의 입맛에 따라 뒤죽박죽이다. 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개념 정리나 통일된 정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화를 하더라도 제대로 의사소통이 되기 어렵다. 어느 분의 글에서 본 것인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하여 사..

길위의단상 2010.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