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사 2

직지사 파초

절에서 가끔씩 파초를 볼 때마다 왜 절에서 파초를 심는지, 불교와 파초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했다. 이번에 직지사에 갔을 때도 큰 파초를 만났는데 그 이색적인 풍경이 그런 생각을 역시 들게 했다. 인터넷을 찾아보았더니 법구경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었다. 芭蕉以實死 竹蘆實亦然 거허坐妊死 士以貪自喪 파초는 열매를 맺어서 죽고 대나무와 갈대 열매 또한 그러하며 거허(나귀와 말 사이에 난 트기)도 새끼를 배어서 죽고 사람은 탐욕으로 해서 스스로 죽는다 그렇다면 불교에서 파초의 의미는 반면교사로서의 교훈을 주는 부정적 의미일 수도 있다. 실제로 파초가 열매를 맺고는 죽어버리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일생에 단 한 번 꽃을 피운다는 얘긴데 아직 그런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처음에 나는 파초의 넓은 잎이 ..

꽃들의향기 2007.09.01

나무를 만나러 훌쩍 떠나다

함양의 상림이 보고 싶어 훌쩍 길을 나섰다. 내려간 김에 몇 군데의 오래된 나무도 만나기로 했다. 사람보다는나무를 만나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에게서 위로를 받고 사람을 통해 힘을 얻기도 하지만, 고목이 주는 위엄과 인내와 침묵이 그리울 때도 있다. 이번 길의 첫째 날은 학사루 느티나무, 함양 상림, 목현리 오송, 금대암 전나무를 만났고, 둘째 날은 반야사 배롱나무, 상현리 반송과 만났다. 모두가 가슴 벅찬 첫 대면이었다. 혼자만의 여행은 오랜만이었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지금껏 혼자만의 여행을 해왔다고도 할 수 있다. 여행을 굳이 낯선 곳을 찾아가는 지리적 개념에서만 떠난다면 말이다. 그저 나 홀로 길을 걷고 드라이브를 하는 것이 좋다. 풍광보다는 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걸 더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사진속일상 2007.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