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한참 읽다 보면 낯익은 느낌이 들 때가 가끔 있다. 전에 읽었던 책임을 늦게서야 알아챈다. 옛날에 읽었던 책이란 걸 알면 왠지 싱거워져서 덮기도 한다. 이 책도 그러했지만 워낙 재미가 있어서 놓을 수가 없었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필력 때문이다. 1881년에 태어난 츠바이크는 뛰어난 문장과 재미있는 내용으로 명성을 떨친 작가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통합된 유럽이 만들어지리라는 희망에 부풀었지만, 히틀러가 등장하자 영국으로 망명하고 다시 브라질로 이주한다. 결국 나중에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절망에 빠져 1942년에 아내와 함께 자살한다. 츠바이크는 진보적 사고와 휴머니즘적 이상을 지녔던 작가였다. 1927년에 나온 는 세계사의 극적인 순간 열두 장면을 선정해서 마치 영화를 보듯 재현해 놓았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