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세이건 4

지구 - 창백한 푸른 점

인간이 만든 물체 중 가장 멀리 나아가고 있는 것이 보이저 1호다. 보이저 1호(Voyager 1)는 1977년 9월에 발사되어 1990년에 명왕성을 지났고, 지금은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공간을 여행 중이다. 현재 위치는 지구에서 약 150AU(220억km) 떨어져 있다. 태양계 지름의 두 배에 해당하는 거리다. 보이저 1호는 명왕성을 지날 때 태양계 끝에서 본 지구 사진을 찍었다. 1990년 2월이었으니 꼭 30년 전이다. 지구에서 60억km 밖에서 본 우리 지구 사진인데, 이 희미하게 빛나는 영상을 칼 세이건은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고 명명했다. 촬영 30주년을 맞아 이 사진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NASA에서는 옛 사진을 더 선명하게 보이도록 보정하여 다시 발표했다. 보일..

길위의단상 2020.02.22

에필로그

칼 세이건(Carl Edward Sagan, 1934~1996)이 타계한지 어느덧 20년이 지났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서 무척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 과학자들 중에서 세이건만큼 대중들의 환호를 받았던 사람도 없었다. 그의 저서 는 지금까지도 가장 많이 판매된 과학책으로 기록되고 있다. TV 시리즈도 마찬가지였다. 과학 다큐멘터리가 공전의 인기를 누린 건 처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주의 신비를 접하고 꿈을 키웠다. 이 모든 것이 칼 세이건 개인의 능력이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만큼 다방면에서 자질이 뛰어난 과학자였다. 나도 를 비롯해 등 여러 그가 쓴 여러 권의 책을 읽었다. 의 임펙트가 워낙 강해 뒤에 나온 책들이 시시할 수도 있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의 아이디어와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

읽고본느낌 2016.07.29

콘택트

EBS '일요시네마'에서 이 영화를 다시 보았다. 오래전에 소설로 읽었고, 영화로도 본 적이 있다. 17년 전에 만든 영화다. 원작은 칼 세이건이 쓴 소설 다. 과학자가 쓴 SF여서인지 황당무계하지 않고 과학적 원리에 충실하다. 보통의 SF처럼 괴상하게 생긴 외계인과 이유 없이 폭력만 휘두르는 장면이 안 나와 좋다. 반대로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우리를 우주의 신비로 안내한다. 외계인과의 접촉을 다룬 영화로 추천하고 싶다. 다른 영화로는 '미지와의 조우'도 좋다. 우주에 존재할 지적 생명체를 찾는 프로젝트가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다. 앨리는 고집스럽게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탐색하다가 베가성에서 발신한 인공 신호를 포착한다. 그리고 ..

읽고본느낌 2014.06.07

우주력

인간 100년이 우주 시간으로는 1초다, 누군가의 글에서 보았다. 과학 전공을 한 탓인지 이런 수치를 보면 그냥 넘기지 못하고 계산해서 맞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인간의 한평생이 우주 시간으로는 순간에 불과하다는 걸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인 줄 알지만, 그래도 정확해야 마음이 놓이는 건 이과생의 한계다. 칼 세이건이 쓴 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 세계는 어마어마하게 늙었고 인류는 너무나도 어리다." 그리고 우주력이 나온다. 우주 나이 약 150억 년을 1년으로 압축한 달력이다. 그럴 경우 10억 년은 우주년의 24일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우주년에서의 1초는 475년이다. 이를 환산하면 인생 100년은 우주 시간으로 0.21초다. 이 달력에 따르면 9월이 되어서야 지구가 태어났고, 크리스마스이브가 되어서야 공..

참살이의꿈 2014.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