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독재가 서슬 푸르던 1970년대 초반에 대학 생활을 했다. 나의 20대는 유신시대와 궤적을 같이 한다. 되돌아보면 데모와 돌멩이, 최루탄 가스 냄새, 그리고 휴강, 휴교로 점철된 대학 생활이었다. 수업 몇 시간 하지 못하고 학기를 마치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 나는 정치나 사회의식이 부족했었던 탓에 정권의 폭력이나 반민주적인 시국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저항하지는 못했다. 그저 수업을 안 하는 게 좋았고 반정부데모에는 대개 방관자일 뿐이었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참 부끄러웠던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한승헌 변호사님의 이라는 자서전을 읽으며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하여 어두웠던 우리의 현대사를 다시금 인식하게 되었다. 그때가 얼마나 폭력과 야만의 시대였는지를 정작 그 시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