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괭이밥을 어렸을 때 ‘신건지’라고 불렀다고 한다. 잎을 따서 먹으면 났던 시큼한 맛도 기억했다. 여자 아이들은 소꿉놀이를 할 때 이 괭이밥 잎을 사금파리에 담아 반찬으로 삼고 놀았다. 실제 괭이밥 어린잎은 나물로도 먹는다니 놀이 재료로는 안성맞춤인 셈이다. 또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일 때 괭이밥 잎을 함께 찧어 쓰기도 했다. 잎이 산성을 띄고 있는데 백반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괭이밥은 우리에게 친근한 식물이다. 너무 친근한 탓인가, 왕성한 번식력 때문에 어떤 때는 귀찮기도 하다. 괭이밥은 땅바닥을 기면서 자라는데 등불처럼 노란 꽃을 피운다. 시인은 우리에게 세상의 낮은 곳에서 땅을 기어보았느냐고 묻는다.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땅을 기어보았느냐 누구도 눈길 주지 않는 이 후미진 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