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호색 8

봄꽃과 동무하며 예빈산에 오르다

어느 산에 갈까 망설였는데 문득 예봉산 계곡이 떠올랐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산행을 하면서 꽃도 보면 좋을 것 아닌가. 자세히 살핀 것은 아니지만 예봉산과 예빈산 사이에 있는 계곡에는 산에서 피는 봄꽃이 많다. 작년에는 노루귀도 만났다. 예빈산의 명물은 이 소나무다. 예빈산에는 능선을 따라 자라는 멋진 적송들이 볼 만하다. 예빈산 정상은 수도권에서 전망이 제일 빼어난 산이다. 사진으로만 봤지만 여기서 찍은 일출과 일몰 광경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비슷한 높이의 직녀봉과 견우봉이 나란히 있다. 이날은 시야가 흐려서 조망이 별로였다. 북쪽으로는 예봉산이 보인다. 꼭대기에 강우 레이더를 갖춘 기상관측소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일곱 군데(임진강, 예봉산, 가리산, 소백산, 비슬산, 서대산, 모후산)의 강우 ..

사진속일상 2023.03.29

천마산의 3월 봄꽃

봄꽃을 보기 위해 4월 초중순 경에 천마산을 찾았는데, 이번에는 좀 일찍 발걸음을 했다. 올해는 꽃 개화 시기가 열흘 가량 빠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산에 들어가 보니 꽃마다 들쑥날쑥이다. 이 시기에 개화의 정점은 복수초다. 덕분에 천마산 꽃산행 중에서 제일 많은 복수초를 보았다. 다른 꽃은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오늘 천마산에서 만난 꽃 - 복수초, 꿩의바람꽃, 너도바람꽃, 만주바람꽃, 노루귀, 고깔제비꽃, 점현호색

꽃들의향기 2020.03.24

꽃다지와 현호색

우리 동네 주택 사이에 작은 공터가 있다. 넓이가 20평 정도 되는 버려진 땅인데, 봄이면 이곳이 꽃다지와 현호색 꽃밭이 된다. 다른 사람에게는 하찮게 보이겠지만, 나에게는 매년 찾아보게 되는 소중한 장소다. 올해는 어떻게 피어 있을까,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투리땅이라도 텃밭을 만들려 애쓰는데, 다행히 여기는 아무도 손을 대지 않고 있다. 그만큼 부지런한 사람이 없는가 보다. 덕분에 이사 온 지 8년째가 되지만 여기는 여전히 나만의 귀한 화원이다. 흔한 꽃다지와 현호색이지만 만남의 인연에 따라 특별한 의미를 띄게 된다. 이사를 오고 나서 마을길을 산책할 때 와, 하고 눈길을 끌었던 기억이 이곳을 지날 때마다 남아 있다. 그래서 올봄에도 찾아보고 눈맞춤을 한다. 안녕! 일 년간 잘 있었구나. 워..

꽃들의향기 2019.04.22

천마산 봄꽃

어느 때 찾아도 실망하지 않는 천마산의 봄이다. 이번에는 신현회원 세 명과 동행했다. 봄꽃을 보러 천마산을 찾은 건 7년 만이다. 남양주시 호평동에서 천마의 집을 지나 팔현계곡 상류까지 올라가는 코스가 꽃 산행길이다. 초입의 점현호색을 필두로 다양한 종류의 꽃을 볼 수 있다. 오랜만에 꽃 호사를 누렸다. 이번 산행에서는 노랑미치광이풀 꽃을 보여주겠다는 분을 만났다. 미치광이풀 꽃은 대부분이 자주색인데 노란색 꽃은 희귀종이라고 한다. 길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서 나는 포기했고, 일행 중 한 사람이 따라가서 결국 사진을 찍어 왔다. 결과물을 보니 번거로웠어도 따라가 볼 걸 싶었다. 이번 길에서는 약 20종 가까운 꽃을 만났다. 그중 일부를 사진으로 남겼다. 점현호색, 현호색, 큰괭이밥, 얼레지, 만주바람..

꽃들의향기 2018.04.03

운길산 봄꽃

운길산 세정사(世淨寺) 계곡으로 봄꽃을 보러 갔다. 넓고 밀도 높은 꽃밭이 펼쳐졌고, 다양한 꽃이 피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꿩의바람꽃이 제일 많았다. 계곡 위쪽으로는 얼레지 군락이 있었다. 개체 수는 많았지만 아쉽게도 볼품은 10% 부족했다. 계곡의 어수선하고 복잡한 곳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게 어려웠다. 얼레지 꿩의바람꽃 괭이눈 큰괭이밥 산괴불주머니 현호색 ? 피나물 중의무릇

꽃들의향기 2014.04.02

청계산에서 봄꽃과 놀다

산에 들어 꽃과 놀 때가 제일 행복하다. 꽃을 찾고 사진을 찍는 행위에 온전히 몰입하는 시간이다. 잡념이 들어올 여지가 없다. 깊은 명상에 들었을 때와 비슷하다. 사람의 마음은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에 집중하고 몰입할 때 맑고 투명해진다. 오늘은 청계산 옛골에 들었다. 골짜기에는 환상적일 정도의 아름다운 화원이 펼쳐져 있었다. 꿩의바람꽃, 노루귀, 복수초는 원 없이 만났다. 가까운 곳에 이런 야생의 꽃밭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의 기쁨이고 행복이다. 꿩의바람꽃 노루귀 복수초 현호색

꽃들의향기 2014.03.25

점현호색

천마산에서 오랜만에 이 녀석을 만나서 반가웠다. 좀 늦은 때라 산 아래에는이미 졌는데 돌핀샘 부근에는 일부가 남아 있었다. 이 꽃을 보면 10여 년 전 들꽃을 찾아다닐 때 처음 만났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 꽃을 가르쳐주며 함께 다녔던 후배 J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점현호색은 천마산을 상징하는 꽃 중의 하나이다.천마산 외의 다른 데서는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또한 점현호색은 천마산에서 최초로 발견된 우리나라만의 특산종이라고 알고 있다. 잎에 흰 점이 나 있어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또 꽃도 다른 현호색에 비해 크고 도톰한 편이다. 봄이면 어디에서나 흔하게 만나는 현호색은 특이한 이름으로도 인상적이다. 검을 현, 오랑캐 호, 찾을 색의 현호색(玄胡索)이다. 이 꽃이름에 얽힌 유래..

꽃들의향기 2009.05.14

현호색

비 내리는 월요일이다. 사람의 마음도 날씨따라 가라앉고 우울해진다. 이런 날은 기분 전환을 위해 깔깔 웃는 꽃인 현호색을 불러내 본다.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다. 8년전 어느 날 봄, 꽃을 좋아하는 분의 권유로 축령산으로 난생 처음 야생화를 보러 따라 나섰다. 그 날 맨 처음 만난 몇 가지 꽃들 중에 현호색이 있었다. 너무 작아서 대부분 무심코 지나치고 말보라색의 귀여운 모습이었다. 우리는 대개 앞만 바라보고 걷지만, 발 밑에도 이렇게 예쁜 보물이 있다는 걸 처음 깨우쳐준 꽃이었다. 그 뒤로 현호색에도 여러 가지 색깔이 있다는 걸 알았고, 많은 군락지들을 보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봄이면 주위에 엄청나게 많이 피어났다. 이렇게 많은 꽃을 그동안 전혀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 의아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많은 사..

꽃들의향기 2004.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