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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216]

장자가 장차 죽으려 하자 제자들이 후한 장례를 치르려 했다. 장자가 말했다. "나는 천지로 관곽을 삼고 일월로 구슬을 두르고 별들로 거울을 삼았고 만물로 제물을 삼았으니 이미 장례를 다 준비했거늘 어찌 부족하다 하며 무엇을 더하려 하느냐?" 제자가 말했다. "까마귀와 솔개가 선생을 뜯어 먹을까 염려됩니다." 장자가 말했다. "위에 있으면 까마귀와 솔개의 밥이 되고 아래에 있으면 땅강아지와 개미의 밥이 되어야 하거늘 이들에게서 빼앗아 저들에게 주려 하니 어찌 편벽됨이 아니겠느냐?" 莊子將死 弟子欲厚葬之 莊子曰 吾以天地爲棺槨 以日月爲連璧 星辰爲珠璣 萬物爲재送 吾葬具 豈不備邪 何以加此 弟子曰 吾恐烏鳶之食夫子也 莊子曰 在上爲烏鳶食 在下爲루蟻食 奪彼與此 何其偏也 - 列禦寇 6 생사를 초월한 장자의 스케일이 느껴지..

삶의나침반 2012.08.20

이순

공자님은 나이 예순을 이순(耳順)이라 했다. 말 그대로 '귀가 순해진다'는 뜻이다. 어떤 소리도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칭찬이나 비난이 똑같이 들린다. 시비를 가리려는 마음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어떤 말도 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달관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공자는 천하를 유랑하며 온갖 세상 풍파를 다 겪었다. 숱한 곤경을 당하고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60대는 그분이 한창 주유천하 하던 시기다. 68세 때 고향 곡부에 돌아와 교육 사업에 전념한다. 자기 뜻대로 안 되는 게 있음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귀가 순해졌다는 게 그런 뜻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공자님의 이순에 대해 느끼는 바가 많다. 내 나이도 예순이다. 그러나 나는 귀가 순해지는 게 아니라 점점 예민해지니 어찌 된 일인가. 천..

참살이의꿈 2012.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