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만 여섯 살에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당시는 일곱 살이 입학연령이었고, 그것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오히려 한 해 늦은 여덟 살에 가는 경우가 많았다. 내 경우는 면사무소에 근무하시던 선친이 미리 가서 한글이라도 익히라도 임시로 한 해 먼저 보낸 것이었다. 말하자면 편법 입학생이었다. 그런데 학교도 그럭저럭 다니고 공부도 뒤처지지 않으니까 담임이 그대로 진급시키라고 해서 졸지에 정식 학생이 되어 버렸다. 본의 아니게 동기들보다 한 살 아니면 두 살이 어린 처지가 된 것이다. 마을의 같은 또래는 자동으로 내 후배가 되었다. 키도 작고 마음도 여린 아이가 한두 해 먼저 자란 아이들 사이에서 지내는 게 만만치 않았다. 놀이에서는 늘 뒤쳐졌고, 정신 나이도 한두 레벨은 아래였다. 산과 들로 뛰어다니며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