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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디카로 찍어본 봄꽃

얼마 전에 값싼 디카를 하나 샀다. 하이마트에 갔더니 10만 원짜리 카메라가 있는 것이었다. 가격으로 치면 딱 장난감 수준인데, 사진은 과연 어떻게 나올까 궁금해서 재미로 갖고 와 보았다. 카메라는 손에 들었는지도 모르게 작고 가볍다. 기능도 아주 단순하다. 기대를 한 건 아니지만 우선 찍힌 사진을 보니 색깔이 너무 칙칙하다. 채도 조절을 해 보지만 한계가 있다. 그리고 초점 잡는데 너무 헤맨다. 꽃 같은 접사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또, 사진 저장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성질 급한 사람은 열 받게 생겼다. 렌즈 탓이겠지만 사진의 선예도도 많이 떨어진다. 하여튼 나에게는 재미있는 카메라다. 그러려니 하고 찍으면 사용 못 할 것도 없다. 사진의 질을 따지지 않는다면 넉넉히 쓸 수 있다. 앞으로 외출..

꽃들의향기 2013.04.08

출석 부른다 / 이태선

1번 한우람 정다혜 2번 동사무소 앞 황매화 3번 경비실 옆 철쭉 4번 반지하 방 창문 얼룩 폭우 그친 이튿날 북한산 밑 쌍문1동 교실 반짝반짝 햇빛 선생님 출석 부른다 덥수룩한 어둑발이 쳐들어온다 마루 끝에 앉은 아버지 신을 벗어 턴다 소가 울지 않는다 옆집 도마질 소리 수돗가 펌프 소리 미지근한 수돗물 낮은 부뚜막 하수 냄새 외가의 쪽마루 고양이, 청승 맞게 울던 서울 냄새 멀미 노란 눈 속으로 고요히 골목 연탄 냄새 네 네 네 깊게 깊게 맑은 폭우 그친 다음 날 한우람 정다혜 뜸부기 소쩍새 세상 만물 대답한다 반짝 반짝 담벼락의 벽보도 내 마음의 얼룩도 - 출석 부른다 / 이태선 지난 주말에는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봄 심술이 심했다. 오늘 아침은 햇빛 선생님 환한 얼굴로 출석부를 들고 들어오신다..

시읽는기쁨 2013.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