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병원 출입이 잦다. 올해는 방문 목록에 신경과가 추가되었다. 병원에 가 보면 아픈 사람들도 많다는 걸 안다. 하나같이 남의 일로 보이지 않는다. 건강할 때는 나와는 관계없는 일로 여겼다. 늙고 병든다는 건 먼 얘기였다. 그러나 언제인가부터 달라지고 있다. 어린아이를 보면 손주 같고, 노인을 보면 시골에 계신 어머니가 생각난다. 휠체어에 탄 여든이 넘은 할아버지를 환갑은 족히 지났을 아들이 밀고 간다. 어머니 건강이 여의치 못하면 나 역시 어쩔 수 없으리라. 내 모습이 투영되니 심란해지지 않을 수 없다. 남 걱정할 때가 아니다. 내 몸뚱이 사정도 당장 내일 일을 모른다. 검사 결과에 따라 환자복을 입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 늙고 병들고 죽는 인생사가 깃털만큼 가볍다. 그래선지 TV를 보다가도 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