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우정총국 회화나무

샌. 2008. 4. 1. 11:20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는 옛 우정총국(郵征總局) 건물이 한 채 남아 있다. 이곳은 근대식 우편 사무를 취급하기 위해 고종 21년(1884)에 설치한 관청이었다. 이 우정총국 건물이 완공되어 축하 연회를 여는 것을 기회로 삼아 김옥균 등의 개화파는 집권 사대당을 제거하고 신정부를 조직하는 갑신정변을 일으켰다. 비록 3일 천하로 끝났지만 여기가 바로 그 역사적 현장인 셈이다.

 

옛 우정총국 마당 한가운데에 회화나무 한 그루가 있다. 나이가 들기도 했지만 나무는 굉장히 허약해 보이고 상처 투성이다. 줄기는 반 이상이 패여 보형물로 채워져 있다. 더구나 줄기는 휘어져 기둥에 의지하고 있는 것이 마치 꼬부랑 할머니와 같다. 이 나무는 갑신정변의 현장을 비롯해 우리의 근대 역사를 바로 옆에서 지켜 보았을 것이다. 그래선지 저 금방 무너질 듯한 모습이 그때의 우리 모습을 대변하는듯해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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