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들린 조계사는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그동안의 대대적인 정비로 깔끔해졌지만옛 모습에 익숙해서인지 왠지 낯설어진 것 또한 사실이다. 경내에는 아직 마무리 공사가 진행중이다.
조계사 대웅전 마당 한가운데에 오래된 회화나무가 있다. 나이는 450 살로 추정되는데 높이는 26 m, 둘레는 4 m에 이른다. 예전에 여기는 조계사를 중심으로 회화나무 숲이 있었다는데, 그래서 이곳이 회화나무 우물골이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언젠가 4 월 초파일에 조계사를 찾았을 때, 이 나무 줄기에서 방사상으로 뻗어나간 오색의 연등 물결이 무척 아름다웠었다. 물론 당시에는 나무에는 관심이 없었고, 이 나무가 회화나무인지도 몰랐다. 경복궁과 같은 궁궐이 많은 이쪽 동네에는 특히 오래된 회화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회화나무는 예로부터 선비나무라 불리며 향교나 궁궐, 사찰 같은 데에서 많이 심었다. 특히 일반 가정집에서도 이 나무를 심으면 학자가 배출된다는 속설로 회화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그만큼 회화나무는 우리 조상들로부터 많이 사랑받았던 나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