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가난해지기

샌. 2007. 7. 14. 09:30

-아무도 부유해지려고 하지 않으면 모두가 부유해질 것이다.

-모두가 가난해지려고 하면 아무도 가난해지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의미나 신념을 전달하는데 글이 길어야 할 필요는 없다. 길고 지리한 글은 도리어 읽는 사람의 정신을 산만하게 하고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짧고 간명한 글이 사람들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고 감동을 안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짧은 시의 형태로 쓰여진 피터 모린의 글은 인상적이다. 자발적 가난과 자기희생 같은 새로운 가톨릭적 가치관을 주장한 그는 안정과 물질적 자기만족을 최고로 여기는 부르조아 문화와 종교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그런 생각과 비전들이 '쉬운 글들'이라는 이름으로 그 특유의 짧은 문장에 잘 나타나 있다.

잠언시로 불러도 좋을 그의 글 몇 편을 읽어본다.

< 계급과 충돌 >

-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므로 사업은 이기심에 기초해야 한다고 사업가들은 말한다.

- 하지만 사업이 이기심에 기초해 있으면, 누구나 이기적으로 되려고 열심일 것이다.

- 그리고, 모든 사람이 더 이기적으로 되려고 열심이면, 계급과 충돌이 발생할 것이다.

- 사업가들은 문제를 일으키지 해결을 하지 못한다.

< 자기희생 >

- 기독교 첫 세기에 사람들은 배고픈 이들에게 자신의 음식을 주었고, 헐벗은 이들에게 자신의 옷을 주었으며, 집 없는 이들에게 잠잘 곳을 주었다.

- 사람들이 개인적인 희생을 통해 가난한 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잠잘 곳을 주는 것을 보면서, 이교도들은 기독교인들에 관해 말했다. "얼마나 저들이 서로를 사랑하는지를 보라."

- 오늘날 가난한 이들이 음식과 옷과 잠잘 곳을 얻는 것은 더이상 개인적 희생이 아니라, 납세자들의 세금을 통해서이다.

- 가난한 이들이 더 이상 음식도, 옷도, 잠잘 곳도 얻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이교도들은 기독교인들에 관해 말한다. "저들이 어떻게 책임을 전가하는지를 보라."

< 그들과 우리 >

- 사람들은 말한다. "그들은 이걸 하지 않아. 그들은 저걸 하지 않아. 그들은 이걸 해야 돼. 그들은 저걸 해야 돼."

- 언제나 그들이지, 결코 '내'가 아니다.

- 사람들은 이렇게 말해야 한다. "그들은 이걸 하고 저걸 하지 않으니 얼빠진 거야. 하지만 나는 그들이 얼빠진 것처럼 얼빠질 필요는 없지."

- 공동체주의 혁명은 기본적으로 개인적 혁명이다.

- 그 혁명은 '그들'이 아니라, '나'에게서 시작한다.

- 하나의 '나' 더하기 하나의 '나'는 두개의 '나'이며, 두개의 '나'는 '우리'가 된다.

- '우리'는 공동체이지만, '그들'은 무리이다.

< 성 프란체스코가 원한 것 >

- 성 프란체스코는 사람들이 여분의 소유물을 포기하기를 원했다.

- 성 프란체스코는 사람들이 손으로 일을 하기를 원했다.

- 성 프란체스코는 사람들이 자신의 봉사를 선물로 제공하기를 원했다.

- 성 프란체스코는 사람들이 일이 잘 안될 때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기를 원했다.

- 성 프란체스코는 사람들이 새들처럼 자유롭게 살기를 원했다.

- 성 프란체스코는 사람들이 하느님이 주신 선물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하면서 일생을 살기를 원했다.

< 산업화 >

- 레닌은 말했다. "세계는 절반이 산업화되고, 절반이 농경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

- 영국, 독일, 일본, 그리고 미국은 산업화되었다.

- 소비에트 러시아는 영국, 독일, 일본, 그리고 미국을 따라잡으려 하고 있다.

- 온 세계가 산업화되면 모든 나라는 해외시장을 찾아 나설 것이다.

- 그러나 모든 나라가 산업화되면 해외시장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 성전 밖으로 >

- 그리스도는 환전상들을 성전 밖으로 내몰았다.

- 그러나 오늘날 그 누구도 감히 고리대금업자들을 성전 밖으로 내쫓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고리대금업자들을 성전 밖으로 내쫓지 못하는 이유는 그 고리대금업자들이 성전을 저당잡았기 때문이다.

- 교회 건립자들이 고리대금업자들에게 빌린 돈으로 교회를 지을 때 고리대금업자들의 권한은 증가된다. 그러나 고리대금업자들의 권한을 증가시킨 것이 교회의 권한을 증가시키지는 못한다.

- 맥니콜라스 대주교는 말한다. "우리는 금융세계의 독재자를 북돋아주는 죄를 저질러왔다. 그 독재자는 이제 사람들의 숨통을 실제로 조이고 있는 문어가 되었다."

< 이 세계는 좋은 곳이 되었을 것이다 >

- 이 세계는 좋은 곳이 되었을 것이다. 만일 이원주의적인 휴머니스트들이 사람들에게 인간적이 되도록 노력했다면.

- 이 세계는 좋은 곳이 되었을 것이다. 만일 인격주의적인 유신론자들이 하느님이 그들에게 바랬던 것처럼 그들의 형제들을 지켰더라면.

- 이 세계는 좋은 곳이 되었을 것이다. 만일 근본주의적인 개신교인들이 산상수훈을 살아내려고 노력했다면.

- 이 세계는 좋은 곳이 되었을 것이다. 만일 로마 가톨릭인들이 앗씨시의 프란체스코처럼 살려고 노력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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