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다른 생각

샌. 2007. 7. 29. 15:07

< 1 >

화학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프리카 어느 부족의 농부들에게 비료를 주러 왔다. 농부들은 그 비료를 밭에 뿌렸다. 그리고 매우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래서 농부들은 그 부족에서 가장 지혜로운, 나이 들고 눈이 먼 추장을 찾아가 말했다.

"우리는 작년보다 두 배나 많은 양을 생산했어요."

추장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농부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의 아이들아, 매우 좋은 일이다. 내년에는 절반 크기의 밭에만 농사를 지어라."

< 2 >

콜롬비아에서 일어난 일이다. 어느 날 그곳에 도착한 미국인들은 인디언들이 사소한 일 때문에 애쓰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인디언들은 보잘것 없는 도구로 나무를 자르고 있었다. 그것을 본 미국인들은 이렇게 중얼거렸다.

"불쌍한 사람들 같으니! 우리가 이들을 구해 주어야겠다."

그들은 미국에서 큰 도끼를 가져왔다. 그것은 나무를 단번에 쓰러뜨릴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도끼였다. 그 이듬해, 그들은 원주민들이 자기들이 준 도끼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보기 위해 호기심에 차서 마을을 다시 방문했다. 그들이 도착하자마자, 느긋해 보이는 마을 사람들이 얼굴 가득 미소를 짓고 그들을 에워쌌다. 그때 추장이 다가와 말했다.

"우리는 당신들에게 고마움을 어떻게 다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들이 우리에게 도끼를 보내준 다음부터 우리는 더 많은 휴식을 누릴 수 있었다."

< 3 >

미국 여행자 부부가 어느 날시장 주변을 돌아보고 있었다. 그들은 한 인디언 노인을 만났다. 노인은 미국인 부부에게 의자 하나를 보여 주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의자는 매우 아름다웠다. 아내가 남편에게 말했다.

"정말로 멋진 의자예요! 우리 이 의자를 사도록 해요."

"그러지, 뭐."

남편이 아내의 말에 동의했다. 하지만 같은 의자가 하나뿐이라는 것이 매우 아쉬웠다. 그래서 그들은 인디언 노인에게 물었다.

"우리는 3주 더 이곳에 있을 거예요. 3주 안에 이것과 똑같은 의자를 다섯 개 더 만들어 줄 수 있으세요?"

노인이 대답했다.

"원하신다면 그렇게 하지요."

미국인이 물었다.

"값이 얼마죠?"

"50달러입니다."

노인의 대답을 듣고 백인 부부는 만족했다. 그들은 노인에게 말했다.

"의자 하나에 50달러니까 모두 합하면 300달러, 맞죠?"

그러자 노인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이 의자를 만들 때 나는 매우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이것과 비슷한 것을 다시 만들려면 그 기쁨은 줄어들 것입니다. 세 번째 것을 만들 때는 두말할 것도 없고요. 그러니까 매번 가격은 두 배로 올라갑니다."

***

이 세 가지 얘기는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라는 책에 실려 있는 실화이다. 이제 우리는 이런 얘기를 들으면 무척 기이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새마을 노래가 울려 퍼지기 전까지 우리 옛 농촌 공동체에서는 이런 정서가 남아 있었다. 성장과 소유의 환상에 젖어있는 현대의 우리들은 저들을 게으르다고 비난할지 모른다. 그러나 저들이 훨씬 더 여유있고, 마음의 부자들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전에는 물을 사 먹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물이 상품화 된다는 것은 당시 사람들 사고로는 이해되지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아이들에게 페트병 물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다. 어떤물은 기름보다 더 비싼 값에 팔린다. 세상은 어느새 비정상이 정상으로 되어 버렸다. 주위를 자세히 둘러보면 그런 예는 비일비재하다. 인간만큼 적응을 잘 하는 동물도 없다고 했던가, 잠시 헷갈렸을 뿐 우리 모두는 레밍떼가 되어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른 채 질주하고 있다.

사회주의가 붕괴되고 나서 전 세계는 하나 같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세계로 대치되고 있다. 옛 전통이나 가치들은 사라지고 그 폐허 위에서 우리는 조급하게 그리고 별 의심없이 새 세계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거침없이 밀고 들어오는 이 물결이야말로 인류 역사상 가장 과격하고 위험한 쓰나미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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