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사라지는 것은 아름답다

샌. 2004. 10. 27. 13:08

사무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도 가을이 한껏 익고 있다.

이 아름다운 계절을 맞으러 멀리 찾아 나서지 않아도 좋다.

단풍이 든 한 그루의 나무, 그 아래에 쌓이는 낙엽, 그리고 청명한 저 하늘과 바람이 온 가을을 다 보여주고 있다.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들은 모두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생명은 사라질 수 있기에 더욱 아름답다. 벚꽃이 1년 내내 피어 있다면 누가 그 아름다움을 찬탄하겠는가?

사라진다는 것은 새 생명에 대한 약속이다. 죽음이 없으면 태어남도 없다. 잎사귀가 떨어진 가지에는 이미 새 눈이 움트고 있다.

그래서 사라지는 것들은 아름답다.

우리의 사라져 가는 청춘에, 또 지나가는 한 해에 너무 아쉬워 말자.

꽃도
시간도
사랑도
사람도
결국엔 모두 사라져 가는 것을

그리고 그것은 뒤를 따라오는 새 생명에게 길을 내어주는 아름다운 모습이거늘....

이 계절의 사라지는 것들의 모습은 모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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