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 봄 나들이를 나갔을 때였다.
길 옆에 핀 이 꽃을 보고 아내가 무척 반가와했다.
"와, 애기똥풀이다!"
고등학교 다닐 때 식욕이 없을 때면 어머니가 이 풀을 삶아주었다고 했다.
그래서 학교 운동장 둘레에많이 피어있던 이 풀을 꺾어서 집으로 가져가곤 했다며 옛날 이야기를 했다.
나도 그 때 이 풀 이름을 처음 알았다.
잎이나 꽃은아름답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요사이 유행하는 얼짱이나 몸짱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별 주목을 받지도 못한다.
그러나 바라보면 볼수록 정겹기만 하다.
줄기를 자르면 나오는 액의 색깔이 마치 애기똥색과 비슷하다고 해서 애기똥풀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이 꽃만 보면 안도현님의 다음 시가 떠오른다.
나 서른다섯 될 때까지
애기똥풀 모르고 살았지요
해마다 어김없이 봄날 돌아올 때마다
그들은 내 얼굴 쳐다보았을 텐데요
코딱지같은 어여쁜 꽃
다닥다닥 달고 있는 애기똥풀
얼마나 서운했을까요
애기똥풀도 모르는 것이 저기 걸어간다고
저런 것들이 인간의 마을에서 시를 쓴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