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샌. 2014. 1. 24. 09:04

 

6년간 기른 자식이 병원의 잘못으로 뒤바뀐 것을 알게 된다면? 이 영화는 그런 두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이 시대 가족의 의미와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영화에 나오는 료타네 가정은 겉으로 보기에는 모범적이며 행복하다. 아버지는 엘리트 회사원이고, 6살 케이타는 부모님 말씀 잘 듣는 착한 아이다. 그러나 친자를 데려오면서 갈등이 일어난다. 류세이는 전혀 다른 가정 분위기에서 자란 탓으로 자유분방하다. 순종하지 않는 아이 앞에서 료타는 아버지 노릇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기 시작한다.

 

아이에게는 돈이 아니라 함께 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영화 속 대사가 기억난다. 가난하고 무식해 보이지만 아버지가 아이들과 온몸으로 부딪치며 살아가는 가정의 아이가 훨씬 건강하고 행복하다. 아들이 바라는 건 아버지가 함께 놀아주는 시간이었다. 부모의 뜻에 맞추어 온실 속의 아이로 양육되는 아이의 내면은 병들 수밖에 없다. 케이타는 친부모의 집에서 비로소 활기를 되찾는다.

 

영화의 영어 제목은 'Like Father, Like Son'이다. 아들이 하는 행동이 아버지와 같다는 말이니, 부전자전쯤 될 것이다. 혈연관계가 아니라 어떤 분위기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아이의 심성이 달라진다는 걸 두 가족이 여실히 보여준다.

 

내 자식을 키울 때는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철딱서니 없는 상태에서 아이들을 키웠구나, 라는 반성이 된다. 내 방식이 옳다고 믿었지만 착각이었다. 늘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다. 잘하면 나도 늦게서야 아버지 노릇을 다시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게 운명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 영화를 본 타이밍도 묘하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한국의 많은 아버지들이 봤으면 좋겠다. 내가 아니라 아이가 원하는 삶은 어떤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 아이의 행복을 위한다지만 실제는 반대되는 길을 가고 있지나 않은지 말이다.

 

 

 

 

'읽고본느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에 예쁜 것  (0) 2014.02.03
위대한 설계  (0) 2014.01.26
변호인  (0) 2014.01.18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다  (0) 2014.01.13
삶이란 무엇인가  (0) 2014.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