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주일 전에 백운봉을 오르려고 사나사로 갔다가 군대 포사격 훈련으로 출입을 통제하는 바람에 되돌아선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안전한 용문산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해서 백운봉에 올랐다. 꽃 사부님인 Y와 동행했다.
백운봉(白雲峰)은 해발 940m의 꽤 높은 산으로 용문산과 연결되는 줄기에 있다. 서쪽에서 보면 삼각형의 뾰족한 모양이 알프스의 봉우리를 닮았다. 정상부 경사가 상당히 가파르게 보이는데 오르는 데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는 용문산으로 이어지는 연봉들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두리봉과 한강이 내려다보인다. 이날은 옅은 안개가 끼어 제대로 전망을 즐기지는 못했다.
Y와 함께 걸으며 꽃과 식물 공부를 많이 했다. 꽃이 없으면 풀이나 나무 이름에서 나는 문맹이 된다. 심지어는 철쭉과 진달래도 구분하지 못한다. 이번에 몇 가지는 확실히 배웠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억지로 외우려 하기보다는 관심과 눈길이 더 소중할 것이다.
노루오줌
동자꽃
활량나물
여로
으아리
때가 때인지라 꽃은 별 기대를 안 했는데 이만하면 괜찮은 눈요기였다. 이것 또한 산길을 걷는 망외의 즐거움이다.
왕복 4시간이면 충분하다는데 우리는 6시간이나 걸렸다. 체력이 바닥인 상태라 이만한 높이의 산을 올랐다는 것만도 대견했다. 그래서 만세도 불러 보았다.
* 산행 시간; 6시간(10:30~16:30)
* 산행 거리; 5.5km
* 산행 경로; 용문산자연휴양림 - 백년약수 - 백운봉 - 백년약수 - 용문산자연휴양림